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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앞둔 현대오일뱅크 나홀로 호황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오일뱅크가 불황의 늪에 빠진 정유업계에서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유 4사 가운데 ‘만년 꼴찌’였던 현대오일뱅크는 에쓰오일은 물론, 덩치가 두 배는 큰 GS칼텍스까지 이미 추월했거나 바짝 따라잡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033억원이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져도 SK이노베이션(2256억원)에 이어 2위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814억원, 에쓰오일은 4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 규모까지 따지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은 더욱 도드라진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현대오일뱅크가 1.67%로 가장 높고, SK이노베이션(1.33%), GS칼텍스(0.74%), 에쓰오일(0.62%) 순이었다.

GS칼텍스, 에쓰오일이 정유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고 석유화학 부문에서 만회한데 반해,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사업부문에서만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0년 석유화학부문을 일본 코스모오일과의 합작사인 현대코스모에 매각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감소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요인을 △높은 고도화비율과 △고도화시설의 안정적 운영 △FBC보일러 등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저렴한 중질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경유 휘발유로 정제해 최근 감소하는 정제마진을 보완하는 중요 수단이 바로 고도화설비다.

현재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34.4%로 GS칼텍스(34.6%)보다 다소 낮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고도화율을 대폭 높였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고도화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고장시 발생하는 영업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고도화설비는 고장시 영업손실이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FBC보일러도 한해 700억~8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FBC보일러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인 코크스를 원료로 고압의 스팀을 만들어 열을 공급하는 시설이다. 벙커C유를 원료로 하는 일반 보일러보다 스팀을 저렴하게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FBC보일러 2기에서 시간당 340t의 스팀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추가로 1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휘발유ㆍ경유 등 경질유 내수시장 점유율에서도 GS칼텍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시장점유율은 23.5%로 GS칼텍스(23.7%)를 거의 따라잡았다. 지난해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납품하며 물량을 늘린 것이 점유율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2년부터 상장을 추진해 온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 실적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IPO를 연기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회사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석유화학, 윤활유, 오일터미널 사업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다각화가 실적에 반영되는 올해가 IPO 시기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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