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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산명령 따라 人道로 갔더니... 경찰이 포위해서 연행 하더라”
경찰 ‘세월호 집회’ 과잉대응 논란
세월호 참사 집회에 대한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유족을 ‘사찰’했다는 의혹까지 터지자 시민들은 “국민을 지키라니까 정부를 지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8일, 전날 집회 참가로 서울 관악경찰서에 연행됐다가 풀려난 후지이 다케시(43)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해산명령을 해서 인도(人道)로 갔는데 그때 경찰이 포위해서 잡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를 받을 때 집회 당시 검거를 했다는 경찰의 진술에 따르면 우리가 도로를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면서(주변 사람들과 팔짱을 끼고) 해산 명령에 불응했기 때문에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스크럼을 짰다는 채증 사진은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올 것이다. 실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이 풀려난 이모(51) 씨는 “경찰이 인도에 있는 사람들을 덮쳐 도로로 끌고 가 그곳에서 채증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ㆍ2ㆍ3차 해산 방송을 5분 만에 했다. 중간 텀이 2분도 안 됐다”며 “3차 방송이 끝나자마자 바로 체포했다. 이건 경찰에서 찍은 자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미란다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처럼 연행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유성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연행 과정은 적법했다”며 “미란다 고지를 제대로 안 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방송 차로 세상 사람들이 다 알도록 했다. 증거자료가 있지만 그런 건 원래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발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 담화에 대한 회의를 열기 위해 전남 진도로 향하던 ‘세월호 사고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대책위’ 소속 유가족 30여명을 안산 단원경찰서 소속 정보형사 2명이 ‘사찰’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인터넷에서는 ‘여학생 땅에 끌려 질질질…경찰의 폭력연행’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이 퍼지며 분노를 사고 있다. 영상에는 경찰이 지난 주말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을 연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시민들은 경찰이 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위축시키려고 강경 대응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집회 참가에 더욱 적극 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벌금 나오겠지만 거기에 불응하기로 했다. 그냥 수긍하고 넘어가면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행진을 최초 제안한 용혜인(25ㆍ여) 씨는 지난 20일 연행 43시간 만에 석방됐다. 그는 페이스북에 “5월 24일 토요일, 오후 2시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다시 모여달라. 가만히 있지 말아 달라”며 다음 일정을 알렸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국민이 80년대처럼 만만한가’ ‘경찰도 해체하지 그러냐’는 등의 트윗이 확산되는 등 정부와 경찰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지웅·박혜림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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