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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진실공방으로 가나…잊을만하면 터지는 내부분란, 금감원 특검 착수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KB국민은행의 전산기 교체를 두고 지주와 은행이 대립하면서 사태가 진실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주는 이사회 결의 사항에 이견을 가져선 안된다는 주장이고, 국민은행은 정당한 감사권을 발동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전산기 시스템 교체두고 잡음=20일 금융당국과 KB금융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전산기 교체 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지주 내 경영협의회는 국민은행의 전산기를 기존의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결정한다.

최근 전산기 기술 경향을 볼 때 폐쇄형인 IBM보다 개방형이 유닉스가 더 적합하다는 게 시스템 교체의 주요 이유였다.

하지만 교체 과정을 두고 행내 정보기술(IT) 관련 조직 직원 및 외부 전문가들은 지주의 결정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IBM이 폐쇄형이라 IBM만 독점적으로 시설 유지 등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보안성도 높아 은행 전산기로 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세스를 전면 교체하는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유닉스로 교체하는게 낫지만, 국민은행처럼 일부만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이라면 시스템 교체가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도 있다.

이런 잡음은 이 행장 귀에까지 들어갔다. 지난달 14일에는 IBM코리아 대표의 메일을 받기도 했다. 이 행장은 이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특별감사를 결정했다.

▶입찰 관련 자료에 일부내용 누락=특별감사에 착수한 국민은행 감사팀은 경영협의회에 올라간 입찰 관련 서류에 일부 내용이 누락된 점을 발견한다.

시스템 교체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 가격 요인이었는데, 유닉스의 견적이 은행에서 사용할 수 없는 최저사양을 기준으로 견적이 들어온 것이다.

따라서 은행 요구에 맞는 규모와 성능, 안전성을 갖추려면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입찰 직전 IBM의 가격 인하 결정도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시스템 교체로 은행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경영협의회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본 이 행장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해당 내용을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16일 열린 감사위원회에서는 특별감사 중단 요청을 했고, 이 행장의 보고도 거부했다.

19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이 행장의 보고를 거부한 것은 물론, 특별감사 자료를 모두 폐기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행장은 행장이 직접 이사회에 보고할 정도의 안건은 주요 경영사항이라고 판단,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잊을만 하면=KB금융의 내분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0년 1월 강정원 당시 은행장이 황영기 전 회장이 발탁한 인물을 경질한다. 강 전 행장은 KB금융지주가 출범하자 지주 회장으로 가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황 전 회장과 끊임없이 대립했다. 황 전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물러나자 황 전 회장 측 인사들에게 사실상 ‘보복인사’를 했다.

어윤대 전 회장 때는 사외이사들과 갈등도 많았다. ING생명 인수과정에서 어 전 회장이 베이징 파동을 일으켰고 이후에는 ISS 파동까지 발생했다.

올 1월에는 이건호 행장의 정기인사에 대해 감사실이 인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내부감사를 벌이면서, 인사권을 놓고 고위층이 충돌했다.

국민은행에서 금융사고에 이어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자 금융당국이 다음달 말 사상 처음으로 개별 은행인 국민은행의 내부통제에 대해 정밀 진단을 벌이기로 했다. 그동안 수차례 특별 검사를 통해 국민은행의 문제점을 들여다봤으나 이제는 국민은행 전체를 해부해 부실을 도려내겠다는 복안이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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