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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싸야 잘 팔린다? 환율 떨어져도 명품 가격은 ‘요지부동’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원ㆍ유로 환율이 원화 강세에 힘입어 하락하고 있지만 유럽산 수입 명품 가격은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한국 시장의 특성상 향후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명품 가격은 앞으로도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의 분석이다.

20일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중순 1530원대였던 원ㆍ유로 환율은 이달 13일 1398원 선까지 떨어졌다.

원ㆍ유로 환율 1400원대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1월 11일 이후 처음이지만 유럽에서 수입되는 명품의 가격은 더 올랐다. 본사 출고 가격인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 수입 명품 브랜드의 설명이다. 에르메스는 올해 1월 제품 가격을 평균 4.6% 올렸고, 루이뷔통은 올해 3월 가방과 지갑 등 제품 가격을 평균 7% 인상했다. 이외에도 샤넬과 페라가모, 프라다 등의수입 명품 브랜드는 지난해 말부터 평균 최저 2% 이상씩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인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한 명품브랜드 관계자는 “환율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6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한두 달 사이 환율이 떨어졌다고 가격이 내려가진 않는다”고 설명했으나 최근의 원화 강세가 6개월 후 가격에 반영될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 백화점 명품매장 관계자도 “환율은 면세점에서 쇼핑할 때나 생각해야 한다”며 “(환율 때문에 가격이)오르면 올랐지 내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영향이 적은 한국 시장의 특성상 이같은 수입 명품 브랜드의 가격 고공행진은 계속 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명품 가방에 대한 관세가 원산지 등에 따라 없어지거나 인하됐지만, 한국소비자원이 2011년 6월~2012년 5월 루이뷔통ㆍ구찌ㆍ버버리ㆍ샤넬ㆍ프라다ㆍ에르메스 등의 360개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ㆍEU FTA 발표 후에도 가격인하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경영대 오세조 교수는 “명품 업체들은 원가나 유통구조보다는 소비자의 심리를 고려해 프레스티지 프라이싱(품질이 좋다는 인상을 주고자 가격을 높게 매기는 정책)을 하기 때문에 유통구조상의 요인인 환율은 가격에 크게 반영되지 않는다”며 “다만 전통적 명품군에 대한 소비가 이미 많이 이루어진데다 준 명품브랜드도 시장을 확장하고 있어 고소득층 사이에서도 정말 살 만한 물건을 사는 가치지향적 소비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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