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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국가 금융선진화에 봉사하고 싶다”
- 외부서 파격 발탁 권오상 금감원 국장
교수 지낸 최연소 파생금융 전문가
외국계 금융기관 등서 풍부한 경험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크게 술렁였다. 복합금융감독국장에 외부 전문가가 임명된 것.

주인공은 바클레이즈캐피탈과 도이체방크 등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임원을 지낸 파생금융상품 전문가인 권오상(45·사진) 전 차의과학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다. 그는 1999년 금감원 설립 이후 최연소 국장이다.

반토막난 연봉에 격무에 시달리는 금감원으로 온 이유가 뭘까. 답변은 간단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해외 파생금융상품 시장에서 배운 경험을 우리나라의 금융 선진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어요.”

권 국장은 “부모님과 외조모 모두 교사셨는데 ‘나쁜짓 하면 안된다’ ‘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대부분 파생금융상품 전문가들이 경영ㆍ경제학을 전공한 것과 달리 권 국장은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UC버클리대에서도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랬던 권 국장은 프랑스 인시드(INSEAD) 경영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파생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파생금융상품 시장이 복합화되면서 공학과 수학에 기반을 둔 모델링이 중요해졌다”며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공학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시드 MBA를 취득한 이듬해부터 세계적인 금융중심지인 런던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금융기관에서 경험을 쌓았다. 2년간 바클레이즈캐피탈 매니저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 상무를 지냈다.

권 국장은 파생상품의 실무감각을 익히고 나자 관련 이론을 정리하고 싶었다고 한다. 잘나가는 금융맨에서 교수가 된 이유다. 그는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에 이어 올초엔 차의과학대 교수로 임명되면서 이론을 정립했다. 실무에 이론적인 토대까지 갖춘 점이 최수현 금감원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 원장은 삼고초려 끝에 그를 국장으로 영입했다.

권 국장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나친 ‘쏠림 현상’을 꼽았다. 아울러 과도한 국내 금융 관련 규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파생상품 형태면 무조건 위험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갖춰야 할 몇가지 조건만 제대로 만들어놓고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수면 위에 떠오른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바라보는 권 국장의 시선은 어떨까. 그는 “국내에선 외부 전문가가 공직 사회에 진입하는 게 쉽지 않다”며 “공공과 민간 분야의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가 공직 사회에 들어오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입된 외부 전문가 스스로 먼저 노력해야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을 잠재울 수 있다. 나부터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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