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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피플] “컬러풀한 인생, 오방색에 있다”
청국장 전도사에서 색깔있는 남자로…홍영재 산타홍클리닉 원장의 ‘오색섭생 건강장수법’
12년전 대장암 판정받고 만난 청국장
장 청소해주고 항암돕는 ‘건강 식재료’

자연이 주는 또다른 생명은 ‘오색음식’
소박한 레시피에 맛도 잡는 식이요법
색마다 다른 효능…체내 독소도 빼줘


“중풍환자도 겨우내 청국장을 한사발씩 먹으면 문지방을 가뿐하게 넘는다는 속설이 있어요. 나토기나제라는 혈전 용해 효소가 작용하는 건데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는 거죠. 청국장은 콩을 가장 유익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청국장 전도사’로 통하는 홍영재(72ㆍ산타홍클리닉 원장) 박사는 냄새 안나는 청국장으로 퓨전 음식을 개발해 건강식을 찾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토마토와 청국장 샐러드, 골뱅이 새싹 청국장 소스 버무림 등 이상한(?)조합이지만 영양은 말할 것도 없고 탁월한 맛과 색감에 찬탄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의 건강지론은 평소 먹는 식재료에 생명의 비밀이 있다는 것. 그 중에서도 청국장은 그와 인연이 남다르다.

그를 살린 음식, 하늘이 내려준 음식이기 때문이다.

12년전, 만 59살 되던 해 그는 신장암과 대장암 판정을 받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강남에서 잘 나가는 산부인과 의사였던 그는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데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나 너무 억울했다. 그가 받아낸 아기만 4만명. 가수 나훈아, 남진, 골프선수 최경주 등 수많은 유명 연예인의 아기들이 그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그는 암과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콩팥을 완전히 드러내고 오른쪽 상행결장을 떼내는 수술을 7시간에 걸쳐 받았다.

항암치료 용량도 한국 표준을 훨씬 넘어서는 미국 표준을 따라 강하게 투여했다.

그러나 항암치료가 이어지자 그의 면역과 인내심도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체중이 18kg나 줄고 얼굴과 몸이 새카맣게 변해갔다. 음식은 입에 댈 수도 없고 물만 겨우 넘길 정도였다. 그의 의지는 점차 사그러들어 5차 항암치료를 앞두고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입이 온통 부르트고 혀와 목젓, 장, 위까지도 다 타들어가는 듯 고통스러웠다. 밖은 2002년 월드컵으로 온통 들떠있던 때 였다.

“음식을 먹으려 하면 구역질이 올라와 아무것도 입에 댈 수 없었는데 갑자기 전주에서 할머니,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청국장이 먹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전주에 사시는 여든이 넘은 이모님에게 전화를 해서 제가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근데 연두부 넣고 끓인 청국장이 먹고 싶네요 했더니 가져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엿새후에 청국장을 가지고 오셔서 아내가 연두부를 넣어 끓여왔는데 숟가락을 떠서 후 불고 입에 쓱 넣었는데 기적같이 넘어간 거에요.”

그 때가 5차 항암치료를 3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그는 너무 고마워 밖으로 기어나가 하늘을 향해 빌었다. “이걸 먹고 제발 감기 걸리지 않게 해달라”고. 몸의 면역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게 바로 감기로 인한 폐렴이었기때문이었다. 그렇게 청국장을 떠 먹으며 그는 기력을 회복해 5차 항암치료를 이겨냈다.

이쯤 되면 청국장은 ‘생명의 음식’이라해도 틀리지 않다. 청국장이 몸에 영양분을 공급해주었지만 콩 자체가 항암식품이기도 하다. 특히 바실러스 균은 유용한 미생물을 도와 장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100세 건강시대에 세포변형에 따른 암발병은 증가추세다. 홍 박사는 건강의 첫걸음은 평소의 식단을 돌아보는데 있다고 말한다. 특히 면역을 키워주고 몸 속의 독소를 빼주는 음식과 조리법을 일상화하는게 가장 좋다.

청국장의 효능이 아무리 탁월해도 홍 박사는 자연치유법 등을 과신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건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암을 이겨내고 완치됐다는 소식이 주변에 퍼지면서 그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암환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대적 의학기술로 정확한 항암치료, 특히 표적치료를 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관련 전문의를 연결시켜준다. 이후 자신이 적용해온 식이요법 등을 일러준다. 그렇게 그를 찾아온 이들이 180명. 그 중 절반은 건강을 찾았고, 절반은 세상을 떴다.

자연이 주는 생명의 비밀에 관심이 많은 홍 박사는 최근에는 그 비밀의 단초를 색깔에서 찾는다. 한 마디로 색깔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빨강 토마토는 노화방지에 최고죠. 의사들 사이에‘ 토마토가 익어갈 때면 의사의 얼굴이 누렇게 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그만큼 토마토를 먹으면 의사가 필요없다는 말이에요.”

노랑색의 대표주자는 늙은 호박이다. 독을 제거해주는 디톡스 음식이다.

몸에는 좋은데 입에 맞지 않아 댕기지 않는다면 홍 박사가 들려주는 레시피를 따라해보자. 그린의 대표격인 브로콜리는 푹 삶은 브로콜리와 요구르트 복숭아 바나나 사과 등을 넣고 그린 스무디를 만들어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화이트 컬러의 대명사 격인 양파의 독특한 레시피도 있다. 양파를 흔히 간장 식초 절임을 하지만 포도주에 넣어 절이는 것이다. 색감과 맛이 일품이다.

홍 박사는 이제는 ‘가지 전도사’로 나서겠다고 할 만큼 최근에는 보라색에 빠져 있다. 노화방지에 보라색은 최고의 컬러다.

그는 최근 이런 컬러음식이야기를 담은 책 ‘오색섭생’(MID 펴냄·작은 사진)을 내기도 했다.

홍 박사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일깨우며, 환자들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이겨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강은 5%가 육체적 요인이고 나머지 95%가 마인드에요. 암 환자들을 만나본 결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식이요법도 잘받고 결국 이겨내시더라고요.”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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