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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율 추락속 취임 첫 대국민 사과…문구 하나하나 직접 손봐
대국민 사과 준비서 결과물 나오기까지…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 있다”
“늦어진 공식사과 오해 불식

“국무위원들과 마라톤 토론
“담화에 담을 대책·내용 논의

“피해자 가족 의견까지 챙겨
“주말 내내 최종검토작업 거쳐


19일 발표된 대국민 담화문엔 박근혜 대통령의 고심의 흔적이 역력했다. 박 대통령은 말머리에 이번 사고의 최종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의 공식사과가 늦어지고 있다며 들어왔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담화는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박근혜 정부의 향후 명운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준비 과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준비하면서 각계각층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막판까지 담화 내용은 물론 문구 하나하나까지 직접 꼼꼼히 점검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여섯번째 사과이자 취임 후 첫 대국민 직접 사과=박 대통령이 세월호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지난 달 29일 국무회의 이후 여섯 번째이지만 대국민담화 형식을 빌려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 역시 이번이 취임 후 첫 번째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발생 14일째였던 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뒤,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뭐라고 사죄해야 아픔과 고통이 위로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처음으로 사과했다.

이어 지난 4일 팽목항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고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부처님 오신날이었던 6일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과 18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에 참석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특히 16일에는 청와대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다시 한번 사과와 위로를 뜻을 전했다.

하지만 수차례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간접사과’, ‘뒷북사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 항의방문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이에 70%대에 육박하던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40%대까지 추락했다.

▶“담화 발표까지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종교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안을 갖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밝힌 이후 이날 담화 발표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담화에서마저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집권 중반기 국정 운영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후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계획을 1박2일의 아랍에미리트(UAE) ‘원포인트’ 순방으로 축소하고, 세월호 참사로 위축된 경기동향 점검을 위한 긴급 민생대책회의 등 중요 현안만 챙겨가며 나머지 시간을 담화에 쏟아부었다.

먼저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박 대통령은 휴일인 지난 11일에는 예정에 없던 청와대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13일 국무회의에서는 담화에 담을 종합대책과 관련해 국무위원들과 3시간 가까운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이어 16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단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의견을 청취한 뒤, 17~18일 주말 동안 최종검토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그동안 많은 고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해서 오늘 국민안전을 위한 대책과 국가개조 전반에 대해 말씀드리기까지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이었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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