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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대신 애플’ 슈퍼리치 이젠 해외주식투자 직구族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자산가 김모(40) 씨는 올초부터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황제주 삼성전자 주식만 5억원어치 매입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국내 증시는 제자리걸음만 했고, 반등할 동력도 뚜렷해보이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국내 주식에 넣어뒀던 돈을 빼내 미국 신기술주에 투자했다. 미국 증시에는 전기차 등이 미래 먹거리로 등장하는 등 제대로 투자할 만한 종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경기회복 기대감을 타고 급등했던 선진국 증시에서 수많은 투자기회를 뒷짐진채 놓치기 싫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해외 주식을 직접 사고 파는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헤매면서 해외직접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동안 해외에 투자할 때는 주식형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해외자산으로 직접 재테크하는 ‘투자형 직구’로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美ㆍ日ㆍ홍콩 가장 많이 투자=양상이 달라진 건 지난해부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 주식투자 규모는 17억 6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61% 급증했다. 지난해 해외 주식투자 결제금액은 54억 7700만달러로 전년보다 85% 늘어났다.

국내 자산가들이 투자한 나라별로 살펴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홍콩(1조 2759억원), 일본(1조 1582억원), 미국(1조1099억원)에 가장 많이 투자했다. 영국(1669억원), 독일(527억원) 등 유럽 국가들도 상위권에 들었다. 이탈리아(257억원), 그리스(38억원), 스페인(8억원), 아일랜드(6억원) 등 유럽재정위기를 불러왔다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주변국들도 투자대상이다. 최근 증시가 활황을 띠는 베트남(106억원), 태국(4억원) 등 동남아국가에도 활발하게 투자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2334개로 가장 다양한 종목을 거래했다. 홍콩과 일본 증시에서는 998개, 313개 종목을 거래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선진국에서는 약 30~50개 정도 종목만 거래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 1월 2일부터 지난 13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모터스로 거래대금은 83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애플과 구글도 각각 664억원, 3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밖에 미국 일본 증시에 있는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먹을 것 없는 국내서 해외로= 이처럼 해외주식 직구족이 급증한 이유는 국내 증시에서는 더이상 먹을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몇년째 횡보세지만, 선진국 증시는 지난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이다. 최근 국내 시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금융 상품은 ‘중위험ㆍ중수익’ 중심으로 다양성도 많이 사라졌다. 또 달러당 1000원에 근접한 원화가치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소다.

오현석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이사는 “해외 대기업들의 튼튼한 펀더멘털을 보고 직접 투자를 원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며 “주로 미국의 구글, 홍콩의 텐센트처럼 선진국 내 대기업과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중국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직접 투자할 때에는 환율과 세금문제를 감안해야한다. 우선 환율에 따른 손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상당한 투자이익을 거뒀더라도 환차손을 입는다면 오히려 손해볼 수도 있다. 세금체계도 유념해야한다. 미국 주식은 양도한 이듬해 5월에 확정 신고를 해야 한다. 양도소득 과세표준의 22%가 세금으로 부과된다. 해외에 거주했다면 입국 후 5년내 매매에 대해서는 면세가 적용된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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