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졌음을 뜻해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게됐다.
이에 정부는 환(換) 변동 보험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은 4월 수출물가지수(잠정)가 88.33으로 3월보다 2.5%나 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08년 1월의 88.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7.3%나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평균환율이 지난 3월 1070.89원에서 지난달 1044.55원으로 2.5% 하락하면서 수출물가를 끌어내렸다. 품목별로는 TV용 LCD(-4.5%), D램(-4.2%) 등 반도체ㆍ전자표시장치의 4월 수출물가가 전월보다 3.3% 내려 하락폭이 가장 컸다. 화학제품과 제1차금속제품은 각각 2.8%, 2.6% 떨어졌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우리기업이 수출해 받는 값(수출물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된다. 같은 상품을 팔아도 손에 쥐는 원화 액수가 줄어 채산성이 악화되는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3일 원/엔 환율이 100엔당 연평균 1000원으로 하락할 경우 총수출이 작년보다 7.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각각 1200억원과 800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 물품의 가격이 낮아져 소비가 살아나면서 내수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부품ㆍ원자재를 수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줄어드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따른 충격으로 내수 활동이 위축되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환변동 보험 지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수출물량은 줄지 않으면서 환율만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채산성에 직격탄을 맞아야 하는 업체들이 최소한 ‘환 폭탄’은 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우선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환변동 보험 가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또 환변동 보험 가입 시 보험료를 소폭 인하할 계획이다.
환변동 보험은 환율 급변동시 일종의 환 헤징(hedgingㆍ위험방지) 효과가 있어 대규모 환차손을 방지할 수 있다.
gi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