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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이 다시 뜨거워진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해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이 완전히 무산되면서 자구책을 찾던 용산 서부이촌동 일대가 다시 기대감에 들떠있다. 6월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가 모두 용산개발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찾은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 아파트 벽면에는 ‘사유재산 강탈하는 강제수용 반대한다’라는 등의 당시 개발에 반대했던 아파트 주민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지은지 40년이 넘었다는 시범아파트 인근에서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하던 작업자 김범준(44) 씨는 “한강이 보이는 곳에서 이런 상태의 아파트는 처음 본다. 낡은 외벽 뿐만 아니라 무너지지 않고 서 있는 것 자체가 신기 하다”고 말했다.


중개업소엔 용산 개발 재개를 기대하며 집값 동향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 인근 가보 부동산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과, 정몽준 후보 둘 다 맞춤형 개발이든, 단계 개발이든 개발 재개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재추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재개발 추진 공약을 내 놓은 정몽준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12일 이후엔 투자자 문의도 늘었다. 임현택 베스트 공인 대표는 “새누리당 시장 후보가 선출된 후 이틀 동안 당장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라는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10여통 왔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도 누구를 뽑아야 되는지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고 말했다.

이 일대 아파트 매물은 5~6개 정도이던 것이 정몽준 후보가 사업재개 방침을 밝힌 후 현재 한개 정도만 남아 있다.

용산개발 재개 움직임에 시세도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개발계획이 무산된 지난 한 해 용산 아파트값은 –6.96% 변동률을 기록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1월 -0.32%, 2월 -0.32%, 3월 -0.22%, 그리고 4월 –0.1%의 변동률로 낙폭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용산 개발 재개 기대감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한다.

서부이촌동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정몽준의원이 용산개발 재추진 공약을 밝힌 지난 4월 초 이후, 인근 아파트 호가가 3000~5000만원 정도 올랐다. 지난 4월말 전용 59㎡형의 성원아파트 가격은 4월초보다 4500만원 오른 5억7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임자공인 관계자는 “원래 서부이촌동이 노후화된 곳이라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선거 쟁점으로 용산개발 재추진이 떠오른 뒤, 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용산재개발 이슈가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해석한다. 개발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써치센터장은 “정몽준 의원이 제안한 개발 방안이 주민동의 등의 이유로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용산 서부이촌동은 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개발유무와 관계 없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코레일부지와 서부이촌동을 함께 개발하는 것이 타당한 방향이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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