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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수묵운동의 개척자를 돌아보다
故송수남 화백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서
지난해 타계한 남천(南天) 송수남(1938~2013) 화백은 현대 수묵운동의 선두주자였다. 그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이 개막됐다.

고인의 유족과 남천 추모사업회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을 중심으로 꾸민 기증작가 특별전이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다.

송수남은 틀에 박힌 전통산수화 대신, 수묵의 현대적 조형성을 끈질기게 탐구했던 작가다. 1960년대 초 수묵의 번짐과 얼룩을 이용한 추상작업을 필두로, 60년대 후반에는 발묵(發墨)기법과 이미지를 조합했다. 이어 1970년대에는 한국적인 이미지로 표상되는 갖가지 모티프로 화면을 꽉 채운‘ 한국풍경’ 연작을 선보였으며, 강렬한 색채로 관념적 산수를 그리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한국의 야트막한 산하를 너그러운 수평구도로 표현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수립했다. 1990년대부터는‘ 붓의 놀림’ 시리즈로 수묵 특유의 자유롭고, 대담한 붓질을 구가했고, 2000년대에는 무념무상의 상태로‘ 긋기’ 작업을 시도했다. 비록 말년에 화려한 꽃그림을 내놓긴 했으나, 그는 일평생 수묵의 다양한 변주에 골몰한 셈이다. 

한국의 들과 산을 너그러운 수평구도로 표현한 남천 송수남의‘ 풍경’. 1992.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남천의 수묵화는 한국 수묵화의 전통에 뿌리를 두되, 거침없는 실험과 변신을 거듭한 것이 특징이다. 반복되는 담담한 붓질을 통해 탄생한 질서와 리듬, 그리고 긴장감은 보는 이에게 강한 생명력을 선사한다. 송수남이 수묵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은 동양의 예술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훈련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창작에 대한 의지와 자신의 삶을 일치시키고자 스스로를 부단히 연마했던 송수남의 예술여정과 실험정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다.

출품작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고인의 대표작이 망라됐다. 전시는 7월 27일까지. 02-2022-0600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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