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결국 통합의 조건이었던 ‘5 대 5 지분’ 약속이 분란의 씨앗이 됐다. 내홍이 극심한 지역은 ‘공천=당선’이 보장되는 호남권이다. 민주계는 물론 안철수계의 불만도 크다. 당 지도부는 호남에서 출발한 공천 분란이 충청권과 수도권 민심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포화의 중심에 선 안철수 공동대표는 “일반적인 공천 잡음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12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장은 공천 분란의 단면이었다.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이럴 거면 당을 떠나라”고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공천에서 낙마한 김철민 안산시장을 밀던 김영환 의원은 “새정치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길 바란다”며 지도부를 겨냥했다. 정청래 의원도 “공심위를 무력화시키며 생떼쓰기 공천만행 쿠데타 기도”라고 비난했다.

의총장 발언 분위기만 보면 수도권(정청래ㆍ김영환)과 호남(이윤석)의 불만이 고르지만, 실제론 호남 지역의 공천 분란이 타 지역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호남계 대표주자 권노갑 상임고문도 최근 공천 상황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호남은 봉이 아니다”며 지도부 공천에 불만을 표했다.

호남계의 불만이 타 지역보다 큰 것은 올해초 안 대표가 ‘새정치연합’ 신당 창당(안철수계)을 선언할 당시 민주계 인사 상당수가 안철수 측으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민주계 인사들은 합류파 인사들에 대해 “공천도 못받을 B급 인사들”이라 폄하하고 있고, 안철수계 인사들은 “5대 5 지분약속이 있는데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대다수다. ‘당을 떠나라’는 주장을 내놓은 이 수석 대변인의 지역구(전남 무안)에서도 양측의 지분 다툼이 적지 않다.

‘심야 기습 공천’으로 당내 내홍이 여전한 광주 시장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이용섭ㆍ강운태 두 무소속 광주 시장 후보의 단일화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많지만, 다자구도에서조차 당이 전략공천한 윤장현 후보의 낙승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ㆍ안 두 대표가 이번주 중 광주를 직접 방문키로 한 것도 위기감의 표현이란 분석이다. 광주 시장 선거는 ‘안철수 재신임’ 선거란 분석도 힘을 받고 있다.

안철수계 인사들의 불만도 크다. 특히 광역단체장 가운데 윤장현 후보만 살아남게 되자, 기초의원 등을 노렸던 안철수계 인사들의 불만이 수면위로 올라오는 형세다. 당 관계자는 “윤 후보는 자기 새끼들은 다 죽이고 혼자만 살아남은 사람이다. 광주 기초의원 18곳 중 안측 인사는 2명뿐”이라고 말했다. 광주-안산 두 곳에 대한 전략공천만으로도 분란이 적지 않자,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을 중단한 상태다. 더불어 ‘개혁공천’도 사라지게 됐다.

한편 전날 의총장에서 빠져 나온 안 대표는 의원들의 공천 반발에 대한 질문에 “잡음 안 나는 공천이 있나. 이 정도는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정상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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