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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프린터 혁명, 생활을 바꿀까 망칠까?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제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했던 3D 프린터는 제조업은 물론 우리 생활 전체를 뒤바꿔 놓을 기세다. 그러나 그 변화의 미래는 꼭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지난 8일 일본에서 가나가와 현 쇼난공과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이무라 요시토모(27)씨가 총기도검법 위반 혐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3D 프린터로 살상이 가능한 권총을 제작, 소지한 혐의로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총기에 관련 법률이 적용된 것은 일본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지난 4월 중순, 3D 프린터를 이용해 플라스틱으로 권총 5정을 만들어서 집에서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금속탄환 발사 등의 감정을 실시한 결과, 이중 2정이 두께 2.5mm 합판 10장 이상을 관통할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사람에게 쏠 경우 부상은 물론 살인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무라씨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 사이트에서 권총의 설계도를 입수했고 실제 3D 프린터로 만든 권총 2정을 만들어 설계도와 함께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가 덜미가 잡혔다.

실제 검색포털에 ‘3D 프린터’와 ‘총’을 동시에 검색하면 3D 프린터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총과 사격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검색된다. 심지어 다운로드 받아 실행만 하면 바로 총을 프린트할 수 있는 설계도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칼처럼 단순한 형태의 무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미 총기난사 사고와 테러에 민감한 미국에서는 이같은 ‘3D 프린팅 무기’에 대한 우려가 일찌기 제기됐다. 비금속 소재로 다양한 무기를 만들수 있어 공항과 대형빌딩 등 다중 이용시설의 보안 검색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안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프린터의 크기가 공작기계에비교해 작고 범용성이 높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3D 프린터의 작업 효율성은 장차 단순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비즈니스 전문 온라인 잡지 ‘아비트리지 매거진‘은 “3D 프리팅 공정은 의심의 여지없이 저임금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진단했다. 처음에는 시제품을 빨리 만들어보고자 개발된 3D 프린터가 본격적으로 양산품 제조와 건축에 투입되고 심지어 피자와 같은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되면서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산업혁명 초기 가내 수공업 노동자들을 위협했던 방직기와 방적기가 준 여파를 보는 듯하다. 3D 프린터 역시 인간의 행복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면 그 파괴적 부작용을 증오해 프린터들을 파괴하려는 ‘제 2의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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