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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간부, 세월호 현장 기자들에 “반성문 빙자한 집단 반발, 선동하지 말라”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 간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취재하던 막내급(38~40기) 기자 55명이 사내 보도정보시스템과 게시판에 올린 반성문을 비판했다.

성창경 KBS 디지털뉴스국장은 8일 오후 5시께 사내게시판에 “선동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막내기자들의 글은 반성이라기보다 비난이고, 모두 회사를 겨냥한 것”이라며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언론들이 수신료 현실화 상정과 궤를 같이해 대서특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국장은 “세월호 사건에 가슴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막내기자들의 글에 붙은 댓글을 보면, 마치 KBS가 구조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것도 있다”며 “반성을 빌미로 다시 회사를 공격하고, 또 정권의 나팔수라는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40기 정도면 입사 1년차이다. 아직 더 많이 배우고 또 익혀야 한다. 팩트와 정황, 상황과 느낌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취재기법도 더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원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반성문’을 빙자해 집단 반발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는 시대”라고 개탄했다.


성 국장은 또한 “선배라는 자들이 댓글에 ‘가슴 아프다’. ‘부끄럽다’하면서 부채질한다, 이것이 오늘의 KBS다,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자들이 사측에 항명하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며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선동하지 마라, 그대들이 아무리 아니라 해도 작금의 막내기자들의 글과 2노조(새노조) 성명은 바로 좌파들이 좋아하는 논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선동하지 마라, 또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인가”라며 “순진한 후배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훈수하고 가르쳐라”라며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 7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입사한 취재ㆍ촬영 기자들은 사내 보도정보시스템과 게시판에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38~40기가 동의해 10명이 대표로 쓴 글에서 이들은 ‘9시 뉴스 톱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의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 하지만 유가족 기자회견은 9시뉴스에 없었다’, ‘인터뷰 해봤자 마음대로 편집할 건데 뭐하러... 취재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숱하게 들었던 말입니다’, ‘팽목항에선 KBS 로고가 박힌 잠바를 입는 것 조차 두렵다. 대체 우리는 무엇입니까?’라며 현장에서의 심경을 전했다.

특히 한 기자는 사고 현장에 나가지 않은 채 리포트를 만들었다며 ‘우리가 진짜 접근할 수 있는 ‘현장’이 있다면 그건 ‘사람’일 겁니다. 깊은 바다 밑에 자기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남겨두고 온 바로 그 사람들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현장’에 있었지만 ‘현장’을 취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적으며 기자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음을 참담해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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