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9일 박준우 정무수석이 면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은 이날 오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진행한 결과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분들이 와 계시는데 이 분들의 요청을 누군가 나가서 들어야 한다고 아침 회의에서 입장이 정리됐다”면서 “정무수석이 오전 중에 면담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이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갈지, 이들을 청와대 영풍문 쪽에서 만날지는 협의 중이다.

청와대 측은 유가족이 원하는 건 박 대통령 면담인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무수석이 만나서 의견을 들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재 경찰과 대치 중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120명이며 이들의 요구 사항은 구조작업에 만전을 기하는 것과 책임자 처벌 등인 걸로 청와대는 파악하고 있다.

민 대변인은 “아침 회의는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진행했으며, 지난 밤과 새벽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과 면담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과거 다른 예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면담에 대한) 결정을 했다, 안했다고 말한 적 없고 정무수석이 만나 보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면 되냐고 하자 “정무수석이 만나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전날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을 항의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