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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교사 출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인재 사랑 40년’
농축산ㆍ기술 인력 양성 위해 세운 천안연암대ㆍ연암공대 각각 개교 40ㆍ30주년 맞아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 ‘LG 사이언스홀’ 설립 등 기술입국ㆍ교육격차 해소에도 노력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5년간 LG그룹을 이끌며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원래 꿈은 교육자였다. 실제로 구 명예회장은 1945년 진주사범(현 진주교대)을 졸업하고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구 명예회장은 교사 시절 무엇보다 당시 황무지였던 우리나라 산업 기반을 생각하며 제자들에게 기술입국(技術立國)을 위한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교단을 떠나 회사 경영에 참여한 뒤에도 그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과학기술 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착이 늘 자리잡고 있었다.

▶그룹 회장 취임 뒤 천안연암대ㆍ연암공대 설립…교육 사업 본격화=1970년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그는 3년 뒤인 1973년 7월 학교법인 LG연암학원을 설립했다. 이듬해인 1974년에는 국내 유일 농업계 사립 전문대학인 천안연암대학을 세우고 교육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빠르게 발전하는 공업의 그늘에 가려 낙후된 농촌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 근대화의 기수가 될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1984년에는 우수한 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암공업대학을 경남 진주에 설립했다. 이 대학은 개교 때부터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해마다 300여 명의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두 대학은 이달 7ㆍ9일 각각 개교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았다. 천안연암대는 농축산분야에서 국내 최고 실습시설을 갖춘 대학으로, 연암공대는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률(2013년 84.6%)을 자랑하는 기술 전문대학으로 발돋움했다. 연암공업대학은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천안연암대학은 지난해 교육부가 선정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에 각각 뽑혔다

이 같은 성과는 두 대학이 소수정예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게 설립 초기부터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LG연암학원이 40여 년간 두 대학에 투자한 금액은 총 2700억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두 대학은 인재만 2만3000여명(천안연암대학 9792명, 연암공업대학 1만2929명)을 배출했다.

지난 7일 충남 천안 천안연암대에서 열린 개교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문호 천안연암대 총장은 “1974년 학생 43명으로 출발해 4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각계각층에 많은 인재들을 배출해 낸 명실 공히 생명산업교육의 메카가 됐다”며 “앞으로도 많은 인재들이 잠재된 창의력을 일깨우고, 혁신적인 열정을 지닌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7일 천안연암대학 개교 40주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문화 연암공업대학 총장, 구 명예회장, 이문호 천안연암대학 총장, 정윤석 LG연암학원 전무. [사진제공=LG그룹]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 ‘LG 사이언스홀’ 설립…기술입국 실현 밑거름=1987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내에 설립한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도 ‘나라가 번창하려면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건립됐다. 1998년에는 옛 LG화학 공장 부지인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 또 하나의 LG사이언스홀을 설립했다. 이 두 곳을 찾은 학생들은 현재까지 540만명에 이른다.

구 명예회장은 1996년 자신이 살던 서울 종로구 원서동 사저를 기증해 국내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을 개관했다. LG상남도서관은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 포털사이트 ‘LG ELIT(Electronic Library Information Tour)’를 갖췄다.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 주는 도서관’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LG ELIT’는 과학기술 분야에 특화된 170만여 건의 논문과 35만건 이상의 강의 자료를 보유, 회원 약 9만명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925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아흔인 구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는 손을 놓았지만, 교육 사업 만큼은 직접 관여하며 애착을 보이고 있다. 그는 LG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청각특수학교, 도서벽지학교 등에 교육용 기자재를 보급해 옴으로써 교육격차 해소에도 기여해 왔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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