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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구전략 고민하는 슈퍼리치…환율방어 상품에 눈독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원화강세와 박스권 증시가 지속되면서 거액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믿었던 해외상품의 수익률이 정체되면서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환율급락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틈새상품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증시ㆍ환율 불안정…출구전략 고민하는 슈퍼리치=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국내외 대부분 자산군의 수익률은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이달 초 기준 각각 -2.36%와 -6.30%에 그쳤다. 기관투자자와 슈퍼리치들의 자금이 몰려있는 해외 부동산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14%까지 떨어졌다. 


수익률 정체 속에 자금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1월에 111억원이 유입됐지만 2월부터 순유출로 전환되는 등 올해에만 5266억원이 빠져나갔다. 해외 부동산펀드도 작년 말부터 매달 순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원ㆍ달러 환율 급락도 슈퍼리치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원화 가격이 오르면서 달러로 표시된 해외 자산의 가치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말부터 이어진 불황형 흑자가 상반기에도 계속 관찰되고 있다”면서 “원화 강세 추세가 쉽게 멈출 것 같진 않다”고 우려했다.

강남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증시 침체와 환율 강세로 수익을 낼 만한 상품이 줄어들면서 금융 자산의 차익실현을 고민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해외 부동산의 경우 과열 투자에 따른 버블 조짐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환헤지형펀드ㆍ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 등 주목=이런 가운데 환율급락을 방어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틈새상품이 투자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헤지형펀드와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해외펀드는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으로 나뉜다. 환헤지형은 현 시점의 환율을 고정해서 투자하고 나머지 변동성은 헤지해서 환차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지금처럼 원화가 강세일 때는 환헤지형이 유리하다. 똑같은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환헤지형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환노출형보다 8~9%포인트 가량 더 높았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를 띌 때는 환헤지형이 유리하지만 반대일 때는 환노출형이 유리하다”면서 “환율 방향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적극적으로 환율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환헤지형으로 가입하는 편이 낫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 펀드는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펀드환매 추세 속에서 올해에만 3911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현재 미국 하이일드채권의 부도율이 0.78%로 역사적으로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좋은 회사를 엄선하는 등 안정성이 높아진 것이 강점이다.

최근 1년 수익률에서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 대부분은 5~6%를 넘었고 일부 펀드는 10%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화가 제자리를 찾는다면 환차익도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본격화될 경우 채권금리가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운용기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환매 타이밍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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