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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노의 역습?… 광주 ‘전략공천’ 두고 설왕설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광주 전략공천 배경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략공천 발표 시점이 연휴 전날 심야라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광주 경선을 두고 마지막에 전략 공천을 택한 ‘결정타’가 무엇이었느냐도 관심거리다.

새정치연합 광주시장 예비후보 이용섭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광주 시민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단일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운태 광주시장과 교감했다”고 말했다. 광주시장이 되기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 의원은 그간 당이 광주 시장 후보를 전략공천으로 결정할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 2일 당 지도부가 윤장현 후보를 광주 시장 후보직에 전략공천키로 발표한 이후 평일 첫날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낸 것이다.

윤 후보를 광주시장에 전략공천키로 한 것은 안 공동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안 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윤 후보는 ‘광주의 박원순’이 되실 분”이라며 윤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광주 박원순’ 발언은 지난달 김동철 의원 등 국회의원 5명의 윤 후보 지지 발표로 ‘설’로만 존재했던 ‘안심(安心)’이 수면 밖으로 나온 첫 선언으로 해석된다.

관심은 안 대표가 논란이 적지 않을 것이 뻔한 광주 전략공천 카드를 택한 배경으로 쏠린다. 지난 2일 새정치연합은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강경파 의원들이 관련 사안을 지도부에 일임키로 하면서 논란은 종식됐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광주 시장 공천을 두고 ‘전략’이냐 ‘경선’이냐도 속전속결로 결정했다. 경선으로 광주시장 후보를 정할 경우 안 대표가 ‘낙점’한 윤 후보가 새정치연합의 후보가 되기 힘들다는 판단도 전략공천 결정의 배경이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이 당이 광주지역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시점은 2일 밤 10시40분께다.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지도부는 이같이 결정했다. 4일간의 긴 휴일을 앞둔 직전에 당이 지도부의 고민거리였던 광주 경선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당시까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경선룰과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곳은 광주가 유일했다.

광주에 대한 전략공천을 두고 지역 정가는 술렁이고 있다. 새정치를 한다던 안 대표가 ‘자기사람 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다수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선 광주지역 전략공천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응답한 광주시민은 52%가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과반의 광주시민이 안 대표의 이번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한 것이다.

일각에선 전격적이었던 이번 결단의 배경에 ‘친노’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여전히 다수 계파로 있는 친노계와 안 대표가 사전 교감하에 광주를 전략공천지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친노계 재선 의원은 “광주는 전략을 줘도 괜찮다. 어차피 5 대 5 지분 약속이 있는데, 안전한 호남이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여기에다 이 의원은 계파 색채도 옅다. 이 의원은 범친노계 또는 정세균계, 손학규계 등으로 분류된다. 뚜렷한 계파가 없다보니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의향을 막아낼 ‘방파제’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친노계가 가진 이 의원에 대한 반감도 전략공천 배경으로 설명된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친노계에선 이 의원에 대해 “과실만 따먹었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특히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곤경에 처했을 때 이 의원이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한다. ‘구원(舊怨)’인 셈이다.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김한길 후보와 이용섭 후보가 맞붙었을 때 이 의원을 중심으로 친노계 표심이 뭉치지 못했던 것도 이같은 배경 탓이다. 당대표 선거 당시에도 이 의원에 대해선 ‘광주시장 출마를 위한 디딤돌’이란 해석이 적지 않았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전까지 관전포인트는 이 의원과 강운태 광주시장과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두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해, 새정치연합의 공식 후보인 윤 후보를 이길 경우 안 대표는 치명적인 정치적 상처를 피하기 어렵다. 김 대표가 올해 1월 광주를 방문해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도 없다(호남약무호남 시무민주ㆍ若無湖南 是無民主)’고 공언했던 광주 시민들이 안 대표에 대해 ‘불신임’했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단일화가 실제로 될지 여부는 쉽게 예측키 어렵다. 이 의원과 강 시장 모두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지만, 양측은 그간 ▷관권선거 비난 ▷여론조사 논란 ▷검찰 수사 등을 겪으면서 상대에 대해 쌓인 불신이 적지 않은 탓이다. 양측은 지난달 말 광주 경선 일정을 확정해달라는 요구를 위해 안 대표를 만나러 서울에 올라오면서도 함께 상경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안 대표가 전략공천을 단행한 것엔 두 후보가 단일화 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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