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고위 공무원들이 부처산하 공공기관장으로 내려가 3년 임기 동안 최대 15억원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예우까지 포함하면 로또 당첨 부럽지 않은 호사를 누리는 셈이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보수가 가장 높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갈 곳이가장 많았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기재부와 금융위, 산업부, 국토교통부, 미래부, 해양수산부,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장 연봉현황을 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304개 공공기관장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곳은 기업은행으로 15억3500만원에 달했다. 수출입은행장이 15억900만원, 산업은행장이 14억6500만원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이 최근 3년 동안 4억7800만원이었다.
이들 3개 기관은 최근 들어 민간 출신이 기관장으로 임명되기도 하나 몇 년 전만해도 금융위나 기재부 등 ‘모피아’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가던 곳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이들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다.
지난해 연봉을 부처별 산하기관으로 나눠보면 금융위나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장이 두드러진다. 기재부 산하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 조폐공사 등 3개 기관장의 지난해 연봉평균은 3억8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은 12개로 기관수도 더 많고, 기관장 평균 연봉도 3억6200만원이나 돼 기재부보다 오히려 낫다.
산업부와 미래부는 산하 공공기관이 각각 39개나 됐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8500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을 상회한다. 지난해 연봉이 3억500만원인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서부발전 등 2억원 이상인 기관도 14곳에 달한다.
연구원이 중심인 미래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6800만원이다.
‘건설 마피아’로 불리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도 23개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3억3200만원)와 인천국제공항(3억800만원), 토지주택공사(2억3300만원) 등 기관장 연봉이 2억원이 넘는 기관만 8곳이다.
세월호 참사와 비난 여론이 거센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도 14개다.
연봉 2억원을 넘는 기관은 인천항만공사(3억800만원), 해양환경관리공단(2억6100만원), 부산항만공사(2억1400만원)으로 3곳이지만 14개 기관장 평균이 1억7100만원에 달할 만큼 알짜 기관이 많다.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이 주로 이동하는 산하기관도 21개에 달한다. 다만, 이들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3900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금융·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 등 분야 기관장의 성과급 상한을 낮추는 방식으로 올해부터 보수를 대폭 낮출 예정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에 경쟁력 있는 인물을 끌어오려면 업계 수준에 맞춰 연봉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로 연봉을 높여놓고 결국 관료 출신들이 그 자리에 갔다”며 “공공기관이 정부 일을 대신 맡는다는 차원이라면 급여를 민간보다 낮추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