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전 박 대통령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당시 한 할머니가 다가와 울면서 말을 건넸고, 박 대통령도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박 대통령을 따라다녔고, 조문객으로 줄을 서 있던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연출 의혹’이 일었다.
여기에 유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유경근 씨가 30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를 통해 “실제 유가족이라면 실례가 되겠지만 이 할머니에 대해 어느 분인가 하고 수소문을 해 봤는데 희한하게도 아는 분이 없었다”고 말해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에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인 ‘박사모’ 소속 회원과 동일인물이 아니냐며 비교 사진까지 등장해 연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민 대변인은 “연출을 해서 득 될 것이 아무것도 없고 연출을 했다면 밝혀지지 않을 것도 아니다”라며 “분향소에는 조문객, 유가족, 일반인이 다 섞여 있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 한 분이 박 대통령께 다가와 인사한 것이다. 연출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할머니도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안산 초지동 주민으로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모른 채 조문하러 왔다가 대통령을 만나 사진에 찍히게 됐다면서 연출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당사자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뉴스 영상에는 문제의 할머니가 박 대통령이 분향소에 들어서자 눈치를 보며 그 뒤를 따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한 남성이 할머니에게 다가가 무언가 설명하고 그 때 박대통령이 뒤를 돌아보면서 만남이 이뤄진다. 적어도 할머니가 박 대통령의 존재를 모른 채 우연히 맞닥뜨린 것은 아닌 셈이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연출 의혹은 해소됐다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위로한 할머니가 유가족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도 황당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조문객이 조문객을 위로하고 온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며 냉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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