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까지 나서 청해진해운 관계사의 여신을 회수하게 되면 이들 회사의 자금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 침몰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은행 빚까지 상환해야할 경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다른 시중은행 동참하나=산은을 포함해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여신을 준 금융사는 총 15개사다. 기업은행이 376억4400만원을 대출해 산은 다음으로 많고, 우리은행 311억8300만원, 경남은행 306억4400만원 등의 순이다. 산은ㆍ기업ㆍ우리ㆍ경남 등 4개 은행의 여신액이 전체 은행권 대출액(1637억2800만원)의 97%에 이를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들 은행이 여신 회수에 나서게 되면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상당한 재무적 부담에 봉착할 수 있다.
현재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을 포함해 모두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대규모의 손실을 본 것은 물론, 향후 해운업 운영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즉 관련 여신의 부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물론 이들 회사에 여신을 준 시중은행들은 토지나 건물, 선박 등 담보를 갖고 있다. 하지만 회사의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을 신청할 수 있어 은행권의 자금회수가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은행권은 이들 회사에 대한 여신을 회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은이 앞장서 여신을 회수한다면 시중은행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청해진해운 관계사 자금압박 심화될 듯=아직까지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자금 상황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사들은 지금까지 이자 및 원리금에 대한 연체가 없었고,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연체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청해진해운은 지난 24일에도 산은에 이자를 제 날짜에 입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차입금 의존도가 61%에 이르는 만큼 은행권이 자금회수에 나서게 되면 자금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세월호 사고를 낸 청해진해운은 산업ㆍ국민ㆍ하나ㆍ신한 등 은행권에서 단기차입금으로 95억2700만원 가량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즉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돈이 95억원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장기차입금 만기 상환분까지 고려하면 청해진해운이 올해 갚아야 자금이 120억원 이상으로 불어나게된다. 사고 수습 비용에 은행 빚까지 이중 부담을 지게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은 가장 큰 담보물인 세월호가 전복된데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50%에 육박해 만기 연장이 안 되면 자금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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