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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 ‘빅2’ 회복 탄력…한진-현대, 자구계획 속도낸다
-현대상선, 30일 LNG운송사업부 1조300억원 본계약 체결
-한진해운, 지배구조 변화로 경영정상화 고삐 당겨
-해운업황 회복이 변수…수익구조 정상화 작업도 필요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유동성 악화로 동시에 위기를 맞았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조심스레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LNG운송사업부 매각이 마무리되고 현대증권 등 금융3사 매각방식이 결정되는 등 자산 및 지분 매각이 급물살을 탔고, 한진해운은 지배구조 변화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0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날 오후 사모펀드(PEF)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에 LNG운송사업부를 1조300억원에 매각하는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다. 현대상선은 본계약 체결 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사업부 매각을 최종 마무리짓는다.

인수가격은 1조300억원으로 현대상선이 당초 제시했던 것에서 약 5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유는 매각 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당초 현대상선은 지분 100%를 넘길 계획이었지만 협상 과정에서 IMM인베스트먼트가 LNG사업 담당 신설법인의 지분 80%만 인수하고 나머지 20%는 현대상선이 계속 보유하게 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가스공사 등 관련 당국의 승인이 나는 오는 6월까지 매각대금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금지급이 끝나면 IMM인베스트먼트는 LNG선 10척을 포함해 현대상선의 LNG 전용선 사업을 인수하게 된다.

이 계약으로 현대상선은 5200억원의 부채를 해결하게 됐다. 또 약 4000억원의 현금도 유입된다. 부채 비율은 지난 해 말 기준 1396%에서 약 70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무약정 기준인 1000% 이하로 떨어지는 셈이다.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 작업도 본격화된다. 한진해운은 지난 29일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최은영 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의 분할합병을 최종 결정하며 해운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신설법인을 한진그룹에 넘기는 절차를 시작했다.

분할합병은 오는 6월1일 완료된다. 대한항공은 이후 한진해운의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재원 마련을 위해 에쓰오일 지분을 매각하고자 아람코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9일 대표이사 선임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까지 한진해운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유상증자 외 추가적으로 한진해운 유동성 개선을 위한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현대그룹은 LNG사업부와 현대증권 매각이 유동성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인데 일단 LNG사업부 매각은 당초 계획보다 금액이 줄긴 했지만 이정도면 시장의 기대 수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한진해운도 조양호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자구안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업황 회복과 수익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류 실장은 “자구계획 이행에 따라 일단 지금의 유동성 위기를 넘기더라도 수익구조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또다시 위기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벌크선운임지수(BDI)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등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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