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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은 누가 했는데…”교직원 휴가 뺏는 황당한 경기교육청
“빈교실에 혼자 있기 힘드는데…”
교사들 마음 추스릴 시간 안주고
근로자의 날 전원근무 지침 물의



“빈 학교에서 무의미하게 앉아있기 싫습니다. 실질적으로 도움줄 수 있는 방안을 알려달라.”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의 교직원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요청이다.

29일 경기도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직원들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도내 교직원들에게 메신저를 통해 “재량휴업일(5월 1일 근로자의 날 학교 재량으로 교직원 휴무)에 전교직원을 학교에 근무케하고 연가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직후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등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사실상 첫번째 혼란을 야기한 경기도교육청이 보여주기식 행정을 남발하며 애꿎은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도 교육청은 사고 이후 ▷재량휴업일 전교직원 학교 근무 ▷연가사용 자제 ▷공무원 품위 유지 등을 골자로 하는 공문과 메신저 등을 5~6차례 발송하며 교직원 단속에 나섰다. 대부분의 공문에서는 “세월호 사건 관련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하므로 공무원 복무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주말과 어린이날 등 공휴일에도 근무할 것을 지시했다가 교사들의 반발로 철회하는 등 일관성없는 지침도 반복되는 상황이다.

도교육청의 이런 방침에 현직 교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경기도 용인의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학생도 한명 없는 휴일에 빈 교실을 지키고 있는 게 세월호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와 인터넷 교직원 관련 커뮤니티에도 “재량휴업일 학교근무는 정말 쓸데없는 짓”이라며 “정말 필요하다면 차라리 실질적으로 단원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비상상황 근무요청에 대해 교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사고 직후 경기도교육청의 잘못된 대응과 관련이 깊다. 경기도교육청은 사고 직후 ‘학생전원구출’, ‘사고 최초인지시간 8시10분’ 등과 같은 잘못된 정보를 공식적으로 전달해 혼란을 야기했다. 교사들은 “도교육청이 잘못된 정보제공으로 비난받자 보여주기식 행정을 남발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애꿎은 교직원을 잡지 말고 사고 당일부터 지금까지 혼란만 야기하고 있는 교육청이나 공직기강을 확립하라”며 “사고 초반 잘못된 정보로 구조 시간을 지연한 경기도 교육청에서도 관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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