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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유씨왕국’ 에너지기금으로 1%대 저리대출 받았다
도료제조·판매업체 ㈜아해
에너지이용합리화 통해 자금 지원 받아
실질적 대출심사는 정부가 맡아
유 前회장-정부기관 유착의혹도 제기


세월호의 실제 운영자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계열사가 1%대 초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에너지 관련 기금 덕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기금 대출은 은행을 통해 이뤄지지만, 실질적인 대출 심사는 기금을 운영하는 정부기관이 한다. 때문에 유 전 회장과 정부기관 간 유착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유 전 회장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유 전 회장 일가 및 관계사에 대출한 전 금융회사를 상대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에너지기금에서 1%대 초저리 대출=유 전 회장 소유 계열사 중 일부가 지난 2011년부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1%대의 초저리 대출을 받았다.

도료 제조ㆍ판매업체인 (주)아해(전신 세모케미컬)는 지난 2011년 산업은행으로부터 2억4500만원을 1%대의 금리로 대출받았다. 자금용도는 노후시설 교체로, 에너지 절약 시설투자를 지원하는 에너지이용합리화기금을 통해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것이다.

에너지이용합리화기금은 에너지이용합리화 사업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지난 1980년 10월 설치된 민간관리기금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이 운영 중이다.

대출 재원이 기금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은행의 여신심사시스템을 거치지만, 사실상 대출 취급은 에너지관리공단이 하게 된다.

계열사인 자동차부품업체 온지구도 지난해 7월 기업은행으로부터 1.5%의 금리로 1억9400만원을 빌렸는데, 이 역시 에너지이용합리화기금에서 대출받은 것이다. 기은 역시 산은처럼 형식적인 자체 심사시스템을 거친 후 대출을 집행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금이 정부자금인데다 대출 대상 및 금리도 공단으로부터 정해져 내려오기 때문에 여신심사를 하더라도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며 “은행은 자금을 집행하는 창구역할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全 금융사 특별검사=금융감독원은 유 전 회장이 특혜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유 전 회장 일가 및 계열사에 대출해준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특별검사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금융계의 ‘중앙 수사부’ 격인 기획검사국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 사건을 총괄하도록 해 유 전 회장의 비리를 낱낱이 밝힌다는 계획이다.

유 전 회장 계열사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한 금액은 총 2130억여원이다. 대출액이 많은 산업ㆍ경남ㆍ기업ㆍ우리 등 4개 은행은 물론 유 전 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세모신협 등 10여 곳의 신협에 대한 특별 검사에 28일 돌입했다.

또 유 전 회장의 일가와 관계사에 돈을 빌려준 LIG손해보험, 더케이저축은행, 현대커머셜 등도 검사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종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실태 파악을 위해 금감원이 직접 특별 검사에 나섰다”면서 “낮은 금리로 편법 대출을 했거나 한도를 초과해 대출을 해주는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 세월호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는 28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관련 사무실 4곳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는 대구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 소유 페이퍼컴퍼니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사무실과 경기도 용인 소재 사무실, 일가의 주거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계열사 자금을 끌어모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소연ㆍ황혜진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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