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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푸드] 미나리; 암예방 · 다이어트 돕는 ‘내몸의 해독제’
겨우내 몸속에 묵은 독소 제거에 제격
초록빛 색소물질, 세포 염증유발 억제
나트륨 배출 탁월해 체중 감량에 도움
고혈압 · 류머티스 · 식욕증진에도 효과적


상큼하면서도 쌉싸름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특유의 향은 침을 꿀꺽 삼키게 한다. 입속에 들어가선 사각사각 식감이 겨우내 지쳐있던 입맛을 깨운다. 미나리로 한껏 달궈진 식욕은 삼겹살의 기름기도 무색케 하고, 간혹 느낄 수 있는 메운탕의 텃텃함도 지워버린다.

‘산에는 도토리, 들에는 녹두, 바다에는 문어, 논에는 미나리’라는 옛말에서 알 수 있듯이 미나리는 그만큼 흔하고 우리 몸에 좋다고 한다. 과거 어린이의 첫돌 상차림에 아기의 수명이 오래도록 이어지라는 의미에서 미나리를 길게 데쳐 놓는 풍습은 미나리가 얼마나 우리의 건강과 몸에 좋은지를 알 수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봄을 깨우는 전령사…해독효과에 탁월

미나리는 봄을 깨우는 전령사로 통한다. 겨울은 모든 생명체에겐 정지된 시간이다. 활동이 멈춘 그 시간, 몸 속엔 우리도 모르게 독소가 켜켜히 쌓이기 마련이다. 미나리는 겨우내 몸 속에 묵은 독소를 제거하고 노폐물을 청소해주는 데에 제격이다. 미나리는 음식과 함께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이나 각종 독소를 빼주는 효능이 탁월하다. 복어에 항상 미나리가 따라 붙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나리의 초록빛을 내는 색소물질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퀘르세틴’과 ‘캠프페롤’ 성분은 세포 노화와 돌연변이를 촉진하는 활성산소가 체내에 생성되는 것을 억제해 세포의 염증 유발을 감소시키는 효능을 하며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위암, 방광암, 전립선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나타낸다.

김성웅 구로제통한의원장은 “미나리는 그냥 먹는 것보다 끓인 소금물에 데친 후 섭취하면 암 예방에 더 우수한 효과를 갖는다”며 “실제로 퀘르세틴과 캠프페롤의 양을 조사한 결과 미나리를 끓일 경우 6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나리는 이외에도 비타민 A, B1, B2, C 등이 다량으로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해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보호하는 한편, 심한 갈증을 없애고 열을 깨끗이 내려주기도 한다.

이와함께 수분이 90%이상이고 열량은 생것이 100g에 16kcal, 삶은 것이 28kcal에 불과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아주 좋다. 게다가 100g당 412mg으로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부종을 만들게 하기 때문에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통해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것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구로제통한의원 김 원장은 “최근엔 혈압을 내리는 약효도 인정받고 있으며, 심장병, 류머티스, 신경통, 식욕증진 등에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모르고 먹으면 미나리도 독(毒)

미나리가 봄을 깨우는 전령사로 겨우내 쌓인 나쁜 독소를 배출시키고 해독시키는 데 좋다고 하지만, 미나리도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 미나리는 그 성질이 차가워 비위가 냉하거나 평소에 기력이 부족한 사람은 과량 복용하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소화기관이 약하고 몸이 찬 사람은 미나리를 먹으면 설사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끔 독미나리를 잘못 먹을 수도 있어 독미나리와 식용미나리를 잘 구분해야 한다. 독미나리는 식용 미나리와 달리 키가 커서 보통 90cm 정도 된다.

특히 미나리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미나리는 간(肝) 속을 기어다니다 담관암을 일으키는 기생충인 ‘간질충’의 중간숙주로 보고돼 있다. 미나리에 붙어 있던 간질충이 입으로 들어온 뒤 소장 벽을 뚫고 뱃속을 돌아다니다 간을 찾아가고, 간에서도 몇 달간 이리저리 기어다니다가 결국 담관에 들어가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석희ㆍ이정환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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