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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순방 결산> 경제는 ‘윈-윈’ 안보는 ‘We go together’ 재확인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박2일(25일~26일) 방한은 경제ㆍ외교안보 측면에서 한ㆍ미간 탄탄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한 계기로 평가된다. 그가 한국 경제인을 만나 “투자하면 돕겠다”라고 한 것이나 박근혜 대통령과 사상 처음으로 한미 연합사를 방문해 “우리는 함께 간다(We go together)”고 한 게 대표적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 관련해선 오바마 대통령은 최대한의 예우와 애도의 뜻도 보였다.

▶오바마, 재계 총수에 “투자하면 돕겠다”=오바마 대통령도 ‘세일즈 외교’에 공을 들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지난 25일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한 이행’을 압박하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에 한국 참여를 긴밀히 협의한다고 문을 열어 놓는 입장을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해 열린 재계 간담회에선 재계 총수들을 만나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FTA 체결 이후 교역이 크게 늘었다. 원산지 표기 등 부수적인 문제 등이 잘 해결됐으니 그 약속에 따라 투자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게끔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익을 위해선 ‘기브 앤 테이크’가 기본임에 따라 그는 조건도 달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ㆍ미 FTA로 교역량과 수출이 증가하는 등 양국에 ‘윈-윈’ 협정임이 분명하다. 물론 한ㆍ미 FTA의 완전한 이행과 결실의 극대화를 위해 자동차, 지적재산권, 유기농식품 등의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ㆍ미 경제관계는 21세기 경제협력의 핵심이다. 양국 간 동맹ㆍ안보 관계만큼 중요한 건 양국 모두에 고용을 창출하고 기회를 확대하는 경제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간담회가 진행됐다”며 한ㆍ미간 동맹과 경제유대가 좋은 기초 위에 서 있다는 점을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청와대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식을 모두 비웠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흡족하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시기 재검토ㆍ北 4차 핵실험시 제재…강력한 동맹 확인=한ㆍ미 정상은 “한ㆍ미 양국은 지속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역내 변화하는 안보환경으로 인해 현재 2015년으로 돼 있는 한국 주도 방위를 위한 전작권 전환시기가 재검토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지난 25일 회담 뒤 청와대가 ‘한미관계 현황 공동 설명서(joint fact sheet)’를 통해 밝혔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측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한 모양새다. 구체적인 시기와 조건은 양국 국방당국의 협상에 맡기기로 했다.

북핵 관련 강경 대응 메시지도 재확인 됐다. 두 정상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의 달성을 위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긴밀협력하자”며 “북한이 국제 의무와 공약에 위배되는 추가 도발을 하지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상회담 뒤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선 북한을 제지할 수 있는 중국의 역할을 두 정상이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제라도 할 상태”라면서 “누구의 말도 들으려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6자회담도 필요 없어진다. 중국은 북한에 이런 것이 용납되지 않도록 강한 조치를 취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이 중국의 안보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국이 조금씩 눈을 뜨는 것 같다”며 “앞으로 계속해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26일 오전엔 서울 용산의 한ㆍ미 연합 사령부를 함께 방문했다. 1978년 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확고한 한ㆍ미연합 방위태세로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한 억제력을 계속 유지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여러분을 굳게 믿고 있다. We go together(우리는 함께 간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ㆍ미동맹은 군사뿐 아니라 경제와 정치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의 동맹이라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방명록에 “60년 넘게 한ㆍ미연합군은 공동의 자유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갈 것이며(We go together), 우리의 동맹 관계는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ㆍ일 과거사,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일본을 질타하면서도 향후 대처에 대해선 한국과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terrible) 매우 지독한(egregious) 인권침해 문제라고 생각한다.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인권을 침해당한 것은 전쟁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쇼킹(shocking)한 일이었다”면서도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도 과거에 대해 보다 솔직하고 공정하게 이해해야한다는 점을 인식할 것이다. 하지만 제가 일본과 한국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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