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유럽 정치인들이 거짓발언을 할 경우 즉각 거짓 판명을 해주는 사이트가 화제다.

유럽의 비정부기구(NGO)들이 공동으로 만든 정치인 발언 검증 사이트 ‘팩트체크EU’(factcheckeu.org)가 정치인들의 연설과 토론, 그리고 선거 유세 등의 발언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 공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5월 22∼25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쏟아지는 각 정파 지도자들의 발언에 대한 집중적인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 사회당 그룹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후보인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최근 체코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세회피로 인한 EU 전역의 탈세액이 2조 유로에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팩트체크EU 검증단은 EU 집행위원회 자료를 보면 대략 연간 1조 유로의 탈세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관한 다른 신뢰할만한 데이터는 없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슐츠 의장의 발언은 거의 명백하게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받았다.

또한 영국의 반(反)EU 극우파 정당인 영국독립당을 이끄는 나이젤 파라지 당수는 지난달 자유당의 닉 클레그 당수와 토론에서 영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EU의 다른 지역 전체로 유입되는 투자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로는 EU 전체의 FDI가 영국의 FDI보다 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EU, 반유로화 정서에 힘입어 유럽 각국의 극우파 정당 지도자들이 이민 정책과 관련된 국수주의적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발언의 상당수가 자신들의 반이민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통계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팩트체크EU는 사실에 근거한 정치적 발언과 토론이 이뤄져야 유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고 정책에 대한 통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팩트체크EU의 공동 설립자인 피에트로 쿠라톨로는 EU 전문매체 유랙티브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치인들이 사실에 입각한 발언을 하고 정책을 수립하기 원한다. 건전한 정치적 토론이 이뤄지려면 팩트가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 발언에 대한 검증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기자’의 참여로 이뤄진다. 팩트체크EU의 검증 작업은 기자 등 관련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검증 과정에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검증 결과는 공유된다.

잘못된 부분은 언제든지 바로잡는 방식으로 더욱 정확한 검증이 이뤄진다.

정치인 발언에 대한 검증은 미국에서 이미 2007년 시작됐다. 미국의 ‘폴리티팩트’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사실 보도에 기여한 공로로 2009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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