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비통해하는 가운데 정부 여당 인사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처사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정부 고위 관료의 권위적인 행동과 경거망동한 발언이 실종자 가족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진도 팽목항 상황본부에서 회의를 마친 뒤 동행한 공무원들에게 “기념사진을 찍자”며 사망자 명단 앞에 선 안전행정부 송 모 국장이 20일 직위를 박탈당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실종자 가족들이 울분을 터트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송 전 국장의 이같은 언사에 온ㆍ오프라인상에선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안행부는 송 국장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3시간 만에 직위를 박탈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당 세종시장 후보인 유한식 현 세종시장은 지난 18일 저녁 세종시 조치원읍 한 식당에서 열린 청년당원들과의 만찬에서 홍순승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 등과 함께 참석해 폭탄주를 돌렸다. 특히 이 자리에선 홍 후보가 “유 시장님 당선을 측면에서 돕겠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유 시장을 위한 건배사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일자 새누리당 윤리위는 회의를 열고 유 시장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자격 박탈까지 거론됐지만 ‘경고’에만 그치면서 유 시장은 후보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인 16일에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구조된 단원고 학생과 가족들이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의전용 팔걸이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실종자 가족들이 체육관 바닥에 앉아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팔걸이의자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에 일부 누리꾼들은 “도대체 진도엔 왜 내려갔나”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북한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을 간접 비난한 것에 대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면서 “이제부터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색깔론’을 설파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사고 당일 자녀를 찾지 못한 부모들이 울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거대한 양복 입은 사람들 무리가 찾아왔다. 황우여, 안철수, 정몽준 등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수행원들이 겹겹으로 에워싼 채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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