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부활대축일에는 교구장이 교구장좌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이 관례여서 그동안 염 추기경도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해왔으며, 다른 곳에서 집전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오는 8월 시복될 ‘하느님의 종 124위’를 기억하고 이들의 순교 영성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한국교회 첫 미사가 열린곳에서 교구장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회동성당은 한국 교회 역사상 첫 미사가 봉헌된 미사 터를 관할한다. 한국 교회의 첫 미사는 1795년 4월 5일 ‘북촌심처’라고 불렸던 현재의 북촌한옥마을에서 주문모(周文謨·1752∼1801) 야고보 신부가 봉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문모 신부는 오는 8월 교황 프란치스코에 의해 시복될 ‘하느님의 종’(복자의 전 단계)이다.
염 추기경이 집전하는 이날 미사는 작년 11월 말 준공된 새 성전의 봉헌식으로진행된다고 서울대교구는 설명했다. 새 성전은 연면적 3천738㎡, 지하 3층·지상 3층 규모로 사랑방·대청마루를 가진 한옥과 성전이 들어선 양옥이 어우러지는 구조로 지어졌다. 성전 1층에는 한국 천주교회와 가회동성당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전시실이 마련됐다.
가회동성당 주임사제 송차선 신부는 “가회동성당의 모습은 조선의 선비와 벽안(碧眼)의 사제가 나란히 어깨동무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며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성당에서 한국 천주교회 역사를 접하는 동시에 편안한 쉼터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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