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 아나운서는 15일 부친상을 당한 황정민 아나운서를 대신해 KBS 라디오 ‘황정민의 FM대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그는 위재천 KBS 기자와 함께 진행하는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에서 국정원 간첩 증거 위조 사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한 아나운서는 “(검찰이)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서 증거 위조 지시나 개입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밝힌 면이 나는 어떻게 보면 다행스럽다고도 생각된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인데 안에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가 밖으로 낱낱이 밝혀지면 그것도 좀 웃기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위 기자는 당황한 듯 말을 잇지 못하다가 “아, 그렇죠?”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한 아나운서는 “어느 정도는 국정원을 지켜줄 필요는 있는 거… 아니 또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나요?”라고 반문하면서 “알겠습니다. 이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 됐군요”라고 얼버무리 듯 다음 뉴스로 넘어갔다.
한석준 아나운서의 발언이 전파를 타면서 해당 방송 홈페이지와 SNS에는 비난 글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한석준 아나운서 실망스럽다. 이것이 공영방송 KBS의 민낯인가”, “한석준 아나운서 발언 듣고 황당했다. 국정원 꼬리자르기는 국정원을 지켜주는 거라 다행이라니 기가 막힌다”, “한석준 아나운서 발언, 수신료의 가치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한 아나운서는 방송 도중 “지금 비난 문자가 굉장히 많이 오고 있는데요. 제가 말 실수를 했습니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는데, 생방(송)이 미숙하다보니 여러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제가 생각을 하다가 말이 꼬여서 생각과 다른 말이 나갔습니다. 그 말은 절대 아니고요. 범법을 해도 용서하고 덮어야 된다 역시 절대 아닙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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