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EO ‘사과의 힘’
경주 리조트붕괴
이웅열 코오롱회장

통신 서비스 장애
하성민 SK텔레콤사장

온산공장 원유유출
나세르 에쓰오일사장

사고 당일 현장 방문 · 수습
진정성 담은 발빠른 사과
위기수습 모범적 사례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사과(謝過)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태도나 행위다. 인간은 누구나 잘못하고 실수한다. 그래서 사과하며 살아야 한다. 올바른 의미와 진정성을 담은 사과는 자신 때문에 상처 입은 상대방의 불편한 감정을 누그러뜨려 마음의 벽을 허물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최근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사과의 힘’을 입증했다. 사과가 과실(過失)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이나, 피해를 입은 고객의 마음을 온전히 만족시켜 주지는 못했지만, “정말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구나”라며 용서의 마음은 갖게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다. 지난 2월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10명의 귀중한 생명이 사망한 참사가 발생하자, 이 회장은 당일 밤새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사고현장을 찾아 “엎드려 사죄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수습 작업도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사건 이틀 만인 19일 일부 사망자 유족과 장례와 보상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책임감 있는 행보가 유족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에서는 지난 3월 최대 560만명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통신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하성민 사장은 사건발생 하루 뒤인 본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직접 머리 숙여 국민과 고객에게 사과했다. 이어 “약관에 정해진 요금 반환 규정에 한정하지 않고 약관이상의 추가 보상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계와 관련 업계로부터 “선제적 대응의 모범 사례”라는 평을 내놨다.

외국인 CEO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4일 S-오일 울산 울주 온산공장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나세르 알 마하셔 CEO는 사건 당일 수습을 위해 현장으로 내려갔다.

사건발생 48시간도 안 된 6일 오후에는 사고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뜻밖의 사고로 국민과 주민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S-OIL 관계자는 “CEO 본인이 수습경과와 현재 상황을 공개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전했다.

롯데홈쇼핑도 최근 전직 대표 등이 연루된 납품비리에 대해 검찰조사가 시작되자 강현구 대표와 임직원 일동의 이름으로 안론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아직 수사중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강도 높은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들의 부정행위를 발견하는 즉시 엄격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방침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수사대상이 된 전직 신헌 대표(현 롯데백화점 사장)가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의혹이 일어난 자체에 대해 즉각 사과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상황에 대비해 관리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사례처럼 발빠르고,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