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물가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인플레 조짐이냐, 디플레 조짐이냐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의 낮은 물가는 곧 올해 높은 물가의 원인이 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과 함께 지금과 같은 소비부진이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1%에 그치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하며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작년 3월 정부의 무상보육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서비스요금과 축산물가격도 일부 오름세를 나타냈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보여주는 농산물ㆍ석유류 제외 근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올랐다.

향후 물가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낮은 물가의 원인을 수요가 아닌 공급쪽에서 찾는다. 농산물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농산물 작황 호조 등으로 당분간 낮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2%대는 유지했다. 저물가나 저성장에 대한 우려도 보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역시 “지난해 2분기 물가가 안정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낮은 물가의 원인을 살아나지 않는 소비에서 찾는다면 해석은 정반대로 달라진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물가 상승 요인을 순조로운 농산물 작황 때문으로 돌린다면 본질을 놓치는 것”이라며 “현재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기본적으로 공급 능력에 비해 소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도 지난해 대비가 아니라 전월 대비로 보면 3월 0.2% 상승으로 1월 0.5%, 2월 0.3%에 비해 더 낮아졌다. 일년 중 3월은 물가 상승 압력이 가장 큰 시기다. 지난 2000~2012년까지 전월 대비 평균 상승률이 0.6%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금처럼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평균보다 낮은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에 그치게 된다. 이달부터 과거 평균을 회복한다고 해도 1.8%로 한은 전망치를 밑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도 물가 상승폭을 줄이는 요인이다. 원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1월 -3.0%, 2월 -4.8%, 3월 -3.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5년 8개월래 최저 수준인 1030원 안팎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은 국내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한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1% 중반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hu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