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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 번역자 양성ㆍ국가 브랜드 제고…출판 한류 성공 두가지 키워드
[헤럴드경제(런던)=정진영 기자] “한국 문학을 세계에 소개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좋은 번역자가 많지 않다는 점 입니다. 무엇보다도 전문 영문 번역자를 키워내고 확보해야 합니다”(황석영 작가)

“국가에 대한 호감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 대해 친근감과 궁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신경숙 작가)

2014 런던도서전이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의 주빈국은 한국이다. 런던도서전은 상반기에 열리는 전 세계 도서전 중 가장 저작권 교류가 가장 활발한 행사로 지난해 2만 5000여 명, 55개 국 1500여 개 출판사가 참가했다. 올해엔 한국을 포함해 61개 국 1500여 개 사가 참가하고, 2만 5000여명의 출판 전문가가 행사장을 찾는다. 영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언어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영미권 저작자들의 저작권이 집중 거래되는 이 행사는 출판 한류의 가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이문열, 한강, 김인숙, 김혜순, 황선미, 이승우, 신경숙, 윤태호 작가가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14 런던도서전 주빈국 초청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런던=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K팝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가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지만 문학과 출판 분야의 해외 진출은 미약한 상황이다. 신경숙 작가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영미권을 포함해 해외 각국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만, 그 뒤를 잇는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표 작가들은 하나 같이 전문 번역자 양성과 국가 브랜드 제고를 출판 한류 성공을 위한 키워드로 꼽았다.

지난 7일 오후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한국 문화원 주빈국 초청 기념 리셉션이 열렸다. 이날 리셉션에는 소설가 황석영ㆍ이문열ㆍ이승우ㆍ신경숙ㆍ김인숙ㆍ한강, 시인 김혜순, 아동문학작가 황선미, 웹툰작가 윤태호 등 한국 작가들이 참석해 한국 문학의 세계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문 번역자의 부족은 출판 한류의 걸림돌로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작가들은 여전히 이 문제를 출판 한류의 큰 장애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문열 작가는 “1995년부터 영국 시장을 두드려왔는데 별 진전이 없었다”며 “글을 신통치 않게 썼는지 모르지만 번역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강 작가는 “훌륭한 번역자가 해외 독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작품을 잘 번역해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그에 앞서 작가가 모국어로 좋은 글을 쓰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제고에 대한 작가들의 갈증은 전문 번역자 부재 문제만큼 컸다.

신경숙 작가는 “미국 전체 출판물 중 영어 이외의 언어로 인쇄되는 출판물은 3%가량이고 거기에서 문학의 비율은 훨씬 더 적을 것”이라며 “영미권 독자들이 전체 출판물 중 소수에 불과한 한국의 문학에 관심을 가지려면,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열 작가는 “서양인들이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실생활에서 쓸모가 없다면 관심을 적게 가질 수밖에 없다”며 “국가의 힘이 커진다면 한국 문학 번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출판 시장의 중심에서 열리는 행사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받은 만큼 작가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황석영 작가는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은 출판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행사인 반면 런던도서전은 작가와 출판인들이 직접 만나 저작권을 다루는 자리”라며 “상대적으로 작지만 실무적이고 실용적인 행사”라고 평가했다. 윤태호 작가는 “웹툰은 온라인 기반이다 보니 순수문학보다 해외진출이 용이할 것”이라며 “한국 만화계는 올해를 해외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알렸다. 김혜순 작가는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외국시 번역이 활발한 데, 한국시의 높은 수준에 대해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행사가 한국의 작품을 많이 소개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작가들은 영국 작가와의 대담회 및 문학 세미나, 문학살롱, 번역 세미나, 한국문학번역 즉석 대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현지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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