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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볕이 한여름 땡볕보다 무섭다?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흔히 한여름 뙤약볕은 자외선 차단제에 양산, 선글라스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쓰지만, 봄볕은 기분 좋게 즐길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해 자외선 단속을 등한시하기 쉽다. 하지만 한여름보다 오뉴월의 자외선이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더 많이 끼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적당한 햇빛은 인체의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D의 합성과 살균작용을 하지만, 지나친 자외선은 피부 노화, 시력 손상, 백내장, 피부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외선, 대기 중 흡수율 떨어지는 4~6월이 가장 많아

자외선의 강도는 계절, 날씨, 지형상의 위치, 고도, 받는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년 중에 자외선 양이 가장 많은 시기는 4∼9월이고 하지 때가 최고점이다. 이때는 태양과 우리나라가 일직선상에 놓여 거리가 가장 짧은 시기이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받는 자외선의 양은 4월 말∼6월 말이 가장 많은데, 이 시기가 대기 중의 자외선 흡수율이 가장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흔히 자외선을 걱정하는 7∼8월의 경우 온도는 가장 높지만 대기 중 습기의 농도가 높기 때문에 자외선의 양은 오히려 4∼6월보다 적다.

하루 중에서는 오전 10시∼오후 2시 경까지가 가장 강하다. 특히 해변의 모래사장, 바다, 스키장 등에서는, 직사광선 이외에도 물이나 눈에 반사되는 광선으로 인해 실제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 양은 훨씬 증가한다. 


▶자외선이 유발하는 피부질환 ‘광노화’

피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색소가 증가된다. 따라서 각질이 일어나고 얼룩덜룩해지며 칙칙해진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기는데 이러한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변화를 ‘광노화’라고 한다.

광노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내인성 노화와는 다른 피부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일시적으로 피부에 홍반, 색소침착, 광과민 현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자외선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피부는 두꺼워지고, 수분이 증발되어 건조해지거나 거칠어지며, 탄력이 떨어지고 상처 치유가 지연된다. 또한 주름이 깊어지고 모세혈관이 확장되며 자반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종양으로는 광선각화증, 각화극세포종, 일광 흑자,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 흑자 등이 있다.


▶광노화, 예방이 최선

광노화의 원인은 사람의 노화 원인이 명확하지 않듯이 그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자외선이 염색체와 세포막 또는 세포 내외의 물질에 흡수되어 손상을 끼칠 것으로 추정된다. 광노화의 정도는 햇빛에 노출된 정도, 피부의 색깔, 일광손상에 대한 취약성과 복구능력의 차이로 인하여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흡연으로 인해서도 차이가 나타나며 남녀간에도 차이가 있다. 머리의 형태, 의복, 직업 등에 의해서도 차이가 난다. 주근깨나 잡티, 기미의 경우에는 빨리 없어지지 않고 없애는 방법도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레이저, IPL, 피부박피술이 쓰인다. 비타민A나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C, E가 포함되어 있는 화장품이나 항산화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와 기미와 같은 색소 병변을 막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아토피환자, 광과민성 환자 햇빛에 특히 주의해야

아토피 피부염환자의 경우 자외선에 노출되면 발열감이나 가려움·발진·짓무름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출할 때 직사광선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 또한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나 챙이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또 아주 적은 양의 햇빛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를 ‘광과민성’이라 하며 햇빛을 쬐면 다양한 형태의 발진이 생기는 ‘다형광발진’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일단 광과민성 질환이 의심되면 자외선 중 어떤 파장의 광선에 예민한가를 측정하는 광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광과민성 질환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30이상인 차단제를 도포해야 하며 될 수 있으면 햇빛을 피해야 한다. 또 빛을 쪼인 후 두드러기가 생기는 일광 두드러기, 수포가 생기는 종두상 수포증, 광선 양진도 있다.

▶차단제 구입시 일광차단지수(SPF)뿐 아니라 PA수치도 꼭 챙겨야

장기적이고 과도한 일광노출을 줄이는 것이 광노화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자외선차단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광차단지수(SPF: 자외선 차단제 도포시의 최소 홍반양을 도포하지 않았을 때의 최소 홍반양으로 나눈 값을 의미)수치가 15정도 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충분하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의 SPF는 바르는 양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의 양은 SPF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양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SPF의 수치가 15보다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더라도 SPF 15정도의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최근 자외선 차단제에는 SPF뿐 아니라 UV-A(장파장의 자외선)차단지수를 ‘PA(protection factor of UV-A)’로 표시하는데, 이는 자외선 차단 제품을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최소흑화량( UV-A에 조사 후 색소침착이 2~4시간 지속되는 데 필요한 자외선의 최소량을 의미)의 비율을 말한다. PA는 범위에 따라 PA+, PA++, PA+++로 표기하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차단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정도도 커지지만 피부에 대한 자극도 커진다. 그래서 자외선 차단제에 의한 접촉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는 “무조건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고, 올바르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자외선 차단제를 자주 바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생활에서 쉬운 일이 아니므로 자주 바를 수 없다면 한번이라도 제대로 매일매일 바르는 것이 좋고 외출하기 15분에서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스> 자외선 차단을 위한 패션센스

옷차림이나 모자, 선글라스 등의 소품으로 일광 노출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자외선 노출 빈도가 높은 계절에는 몸에 딱 맞는 옷보다는 헐렁한 옷을 입는 게 좋은데, 몸에 딱 맞을 경우 햇빛이 옷감 사이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에 젖은 옷이 자외선을 더 잘 막아줄 것 같지만 사실은 물기가 많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자외선 차단 효과는 옷의 색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흰 티셔츠는 SPF 5∼9 정도의 효과가 있지만 짙은 색 청바지의 경우는 SPF 1000 정도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아주 높다.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되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야구모자의 자외선 보호 효과는 매우 낮으며 더욱이 등과 목은 보호할 수 없다.

따라서 가급적 챙이 넓은 모자(10cm 정도)를 쓰는 게 좋다. 선글라스를 구입 시 튀는 패션도 중요하지만 자외선 차단 표면처리, 눈부심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표면처리 여부를 꼼꼼히 살펴, 사용 목적에 따라 색상과 모양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질이 나쁜 렌즈는 안과 질환이나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믿을 만한 곳에서 구입을 할 필요가 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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