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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광고 문구 교체 이어 광고 회사까지?…“삼성 광고 의식”
-삼성 측, 소송에서 실러 부사장이 쿡 CEO에 보낸 메일 공개
-실러, 광고문구 교체 “삼성 때문 아니다” 반박

[헤럴드생생뉴스]삼성에 대한 애플의 위기의식 때문일까. 애플이 수십년간 자사의 광고를 맡긴 광고 대행사 ‘TBWA’를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대표 브랜드 문구인 ‘다른 생각(think different)’을 개발하며 애플의 이미지를 창조한 TBWA지만 지난 해 애플이 대표 문구를 교체하면서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TBWA의 관계가 위기를 맞게된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공격하는 광고를 연달아내놓으면서 광고 전략 교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삼성전자 측은 최근 애플과의 특허침해 손해배상청구소송 재판에서 이런 내용의 애플 수뇌부 이메일을 공개했다.

필 실러 애플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은 지난해 초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 보낸 이메일에서 “새 광고 대행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그 사람들(현행 대행사)이 일을 제대로 못 한 지 꽤 됐다”고 적었다.

이메일에 거론된 업체는 오랜 기간 애플과 함께 걸작 광고를 제작한 미국의 유명광고 대행사 TBWA다. TBWA은 1997년 ‘다른 생각’(think different)이란 애플의 대표 브랜드 문구를 선보였고 이에 앞서 1984년에는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을 기용해 기발하고 예술적이라는 평을 받은 ‘매킨토시 1984편’을 기획했다.

실러 부사장의 교체 검토 발언은 애플 제품이 비싸기만 하고 실속이 없다고 강조하는 삼성의 광고 전략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실러 부사장은 지난해 1월 ‘애플이 삼성을 제쳤던 장점인 멋짐(cool)을 잃고 있다’는 신문 기사가 나오자 이 기사를 TBWA에 보내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TBWA은 이에 대해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있고, 이는 고(故)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1997년의 파산 위기 직전 상황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가 실러 부사장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애플은 TBWA을 아직 교체하지 않았고 TBWA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 해 애플이 브랜드 광고 문구를 ‘다른생각(Think Different)’에서 ‘디자인드 바이 애플 인 캘리포니아’(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로 바꾼 이유도 삼성전자와의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열린 애플과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손해배상청구소송 재판에서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2013년 애플이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내 기준에 따르면 이는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애츨 측 증인으로 나온 그는 피고 삼성전자 측 변호인 빌 프라이스의 반대신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프라이스는 애플 내부 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제시하면서 애플이 삼성의 브랜드 파워 급성장에 초조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을 주로 강조했다.

프라이스가 제시한 자료에는 ‘애플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아이폰을 구매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삼성의 브랜드가 끼치는 인상이 애플과 똑같은 수준으로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조사 결과 등이 있었다.

프라이스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이지, 애플이 주장하는 5개 특허에 따른 제품 특징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러는 사실관계에 관해서는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그 동기에 관해서는 “삼성 때문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 사후에 내가 광고 총 책임을 맡는 등 업무 분장 변경이 있었고 다른 이유들이 많이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삼성 측은 이번 소송에서 실러 부사장의 이메일 외에도 애플이 삼성의 브랜드 경쟁력과 마케팅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대거 공개했다.

이 중에는 애플 아이폰이 삼성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작고 약정 계약 없이는 300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없어 고객 불만이 크다는 애플의 내부 회의 자료도 포함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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