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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도해 ‘오선지’ 에 펼친 클래식 ‘물결’…통영, 넌 감동이었어
국제음악당 로비서 한산도 앞바다 한눈에
카사로바 등 세계적 음악가는 ‘환상의 무대’
통영국제음악제 3일 ‘윤이상을 만나다’로 폐막


대한민국 육지의 끝 통영에서는 매년 3월 말 ‘통영 국제음악제(TIMF)’가 개최된다. 올해는 TIMF 개최 13년 만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갖춘 통영국제음악당이 개관했다.

아름다운 한려수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음악당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들으며 눈과 귀는 호강을 누린다.

▶음악당 로비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다도해=통영국제음악당은 통영시 도남동 금호충무마리나리조트 뒷산에 자리 잡고 있다. 갈매기를 형상화한 음악당 건물은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콘서트홀 입구에 서면 바로 눈앞에 다도해가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음악당은 4면이 유리로 돼 있어 건물 내부에서도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로비에서 바깥을 내다보면 창틀이 액자가 되고 그 속에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이 들어가 아름다운 그림처럼 보인다. 해가 진 후에는 고기잡이배들의 반짝이는 불빛을 볼 수 있다.

연주자대기실이나 리허설룸 역시 벽면이 유리로 돼 있어 연주자들도 평화로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음악당 주변을 둘러싸고 해안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공연 전후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통영국제음악당 내부는 1300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3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블랙박스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려수도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통영국제음악당은 국내에서 네 번째로 준공된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과 블랙박스홀 등을 갖추고 있다.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

콘서트홀은 서울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고양아람누리에 이어 네 번째로 준공된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직사각형인 슈박스 형태이고, 벽면은 습기에 강한 적삼목을 사용했다. 나무 패널 사이에 있는 공간으로 소리가 반사돼 관객들의 귀에 부드럽게 돌아오는 효과를 낸다.

부산에서 공연을 보러 온 조영래(52) 씨는 “통영이라는 작은 도시에 이렇게 큰 음악당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통영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것 같다”고 말했다.

▶카사로바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한자리에=서울 부산 등 각지에서 관객들이 몰리면서 개막 공연인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를 비롯해 ‘죽음의 꽃’ ‘뱅 온 어 캔 올스타’ 등은 매진되기도 했다.

특히 음악제 이튿날 TFO와 함께 무대에서 선 메조소프라노 베셀리나 카사로바는 깊고 풍부한 목소리 및 표정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카사로바는 관객들의 열광적인 박수에 앙코르곡으로 오페라 ‘카르멘’ 중 유명한 아리아 ‘하바네라’를 선사했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며 바이올린 연주자를 껴안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내 콘서트홀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블랙박스에서는 상주 작곡가인 살바토레 샤리노의 음악극 ‘죽음의 꽃’이 선을 보였다. 투명한 막으로 둘러싼 무대에 아름다운 영상이 비쳤다. 막 안쪽에서 남녀가 대화하듯 노래를 부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뉴욕에서 온 ‘뱅 온 어 캔 올스타’는 기타ㆍ첼로ㆍ더블베이스ㆍ클라리넷ㆍ피아노ㆍ퍼커션 등 악기 연주와 바닥에 흘러내리는 쇠사슬 소리, 지하철에서 바라본 도시 풍경을 담은 영상물 등을 조합해 색다른 무대를 선사했다. 6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뱅 온 어 캔 올스타’는 일상의 소음 등을 활용해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선보이는 실내악단이다.

이처럼 풍성한 프로그램에도 중복 티켓 발급 등 운영 미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스케이프(Seascapesㆍ바다 경치)’를 주제로 열린 이번 음악제는 3일 ‘윤이상을 만나다’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음악제가 끝난 후에도 통영국제음악당은 현대음악 공연장과 어린이음악 교육장소 등으로 활용된다. 연주자대기실이나 리허설룸의 경우 강연장ㆍ회의장 등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통영=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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