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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전명 ‘늑대사냥’…”아웅산 테러 사건 일으킨 北을 고립시켜라“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정부가 아웅산 테러 사건을 일으킨 북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외교작전을 전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가 26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1983년 10월9일 아웅산 테러사건이 발생한 직후 ‘북괴의 버마 폭거에 대한 외교적 응징대책’을 수립했다.

이 대책 방안의 첫 작전명은 ‘늑대사냥’으로 그 목표는 “북괴의 만행과 위해성을 각국에 알려 북괴를 국제적으로 고립화시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응징 목표는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 내지 북한 공관 폐쇄 ▷공관 규모 축소 등 외교관계 격하 ▷공식 규탄과 인적·물적 교류 제한 ▷유감표명 등 A∼D급으로 구분해 수립됐다.

A급 목표 대상국에는 네팔, 방글라데시 등 13개국이 포함됐으며 B급은 싱가포르, 태국 등 8개국이었다. C와 D급은 각각 70개국, 17개국이었다. 대상국은 남·북한과 수교 여부, 북한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선정됐다.

정부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교부 장관 친서 발송, 정부 특사 파견, 현지 대사의 겸임국 방문 등 외교채널을 통한 협의에 더해 경제협력 자금 제공, 유력인사 방한 초청 등 비외교적 방법도 같이 동원키로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미국에 영향력 행사를 요청한 사항은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코스타리카 등의 북한과의 외교단절 ▷브라질과 칠레 등의 정부 규탄 성명 발표 ▷ 페루의 북한 통상대표부 폐쇄 ▷중공(중국)의 대북 관계 재고 및 우리나라와의 관계 개선 유도 등이었다.

실제로 1983년 12월15일까지 코스타리카가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했으며 23개국이 공식 규탄성명을 발표했고, 20개국이 북한과의 인적·물적 교류제한 조치 등을 취했다.

정부는 아웅산 테러사건에 대해 미얀마가 아웅산 테러사건이 북한 소행임을 조속히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외교력을 집중했다. 또 정부는 미얀마의 사건조사 결과 발표 내용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도 수립했다.

한편 아웅산 테러사건 발생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출발이 늦어진 것은 미얀마측이 출발 시간을 오해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1648권(27만여쪽)의 외교문서를 26일 공개했다. 정부는 생산한 지 30년 이상 된 외교문서를 대상으로 심의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주로 1983년에 작성된 것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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