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주년을 맞은 서울패션위크는 21일 개관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6일간 열린다. 업계종사자, 연예인은 물론 스트릿패션의 중심지인 동대문을 찾은 관광객들까지 몰려 DDP일대는 발 디딜틈 없이 붐볐다. K-pop으로 대변되는 한류는 패션에도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올해 춘계 서울패션위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의 ‘서울컬렉션’ 60회, 신진디자이너들의 무대인 ‘제너레이션 넥스트’ 17회, 프레젠테이션 쇼 4회로 총 81회의 패션쇼로 꾸며진다. 개막 첫날과 이틑날은 남성컬렉션으로 이후 4일간은 여성컬렉션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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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FW 서울패션위크에 선보인 강동준, 이병대의 ‘RE.D’[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
남성컬렉션에서는 모던하고 미니멀한 실루엣을 기반으로 밀리터리적 요소를 가미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특히 예술가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거나, 소재와 색감에서 차별화를 시도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디자이너 최철용의 CY CHOI는 매 시즌 ‘경계(boundary)’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와 콜라보레이션하며 패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이번에는 ‘Figure’를 테마로 ‘아름다운 군인’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모던한 실루엣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 오리지널 밀리터리 의복을 재해석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랙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화이트계열의 모노톤에 시즌 컬러인 밀리터리 그린, 네이비 컬러가 추가됐다. 특히 이번시즌에는 장성은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비닐과 풍선을 활용한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그는 “이번 컬렉션은 밀리터리 스타일에 기본을 뒀다. 동시에 작가와 협업을 통해 모델과 옷이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이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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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최철용의 ‘CY CHOI’[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
쇼 장을 찾은 한 국내바이어는 “CY CHOI는 시즌이 계속 될수록 점점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인다. 웨어러블하면서도 예술적 상상력을 이끌어낸다”고 평했다.
올해 처음 선보인 ‘리디(RE.D)’는 디자이너 강동준의 디그낙과 이병대의 레드페퍼가 만난 브랜드다. 이번 시즌 리디는 ‘블랙 하이브리드(Black Hybrid)’롤 테마로 블랙 스트리트 패션에 도전했다. 미니멀한 오버사이즈 야상과 2차 대전을 연상시키는 의복 등으로 두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블랙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여줬다.
‘블랙’은 품격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컬러다. 캠핑을 가도, 클럽을 가도 입을 수 있는 색상이기 때문. 두 디자이너는 단조로울 수도 있는 블랙에 디테일을 가미해 스타일의 포인트로 활용했다. 울, 코튼, 가죽, 폴리에스테르 소재와 블랙, 화이트, 레드 컬러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 유명 편집매장인 MC2의 바이어 나탈리 카쥬드 힐레르씨는 리디의 쇼가 “아이덴티티가 확실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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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권문수의 ‘MUNSOO KWON’[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
제너레이션 넥스트에서는 디자이너 권문수의 ‘문수권(MUNSOO KWON)’이 패션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사진가 유진 스미스의 전후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아이들로 표현한 ‘낙원으로의 산책(A Walk to Paradise Garden)’에서 영감을 받아 ‘희망의 열쇠(Key of Hope)’를 테마로 잡았다. 알파카와 울 혼방의 오버사이즈 코트에 슬림핏 팬츠, 레더재킷, 셔츠, 카디건 등을 통해 ‘희망’을 그렸다.
작은 금색 열쇠 모양의 라펠이 코트의 등판부분, 셔츠의 손목 부분 등에 숨어있어 위트를 더했다. 홍콩 하비니콜스 백화점의 시니어 바이어인 그리핀 챈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옷의 퀄리티도 높다”고 관심을 표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