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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회장 ‘마하경영’ 에 숨은 의미
홍길용 기자의 貨殖列傳
요즘 가장 뜨거운 단어를 하나 꼽으면 ‘별’이 아닐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시작으로, 진주에 떨어진 운석, 그리고 과학사에 남을 대발견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중력파 패턴 발견’이 모두 ‘별’로 모아진다.

138억년 전 우주생성의 비밀을 담은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 일찌감치 소개됐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의 기원은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 1838~1916년)라는 오스트리아의 대학자다.

중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공이 수직으로 떨어진다고 봤다. 반면 마흐는 공이 떨어질 때 지구 자전의 영향을 받아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턴은 우주를 텅 빈 공간이라고 여겼지만, 마흐는 우주를 물질간 상호작용의 결과로 파악했다. 이같은 ‘마흐의 원리’가 상대성이론의 모태라는 게 과학계의 정설이다.

음속은 마하수(數) ‘M’으로 표기하는데, 마흐가 ‘물체의 속도와 그 물체가 움직이는 유체 속의 음속과의 비(比)’로 처음 개념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속=340m/s’는 정답이 아니다. 이는 1기압 15℃의 대기에서의 수치일 뿐 실상 기온이 1℃ 증가할 때마다 음속의 기준은 0.6m/s 늘어난다. 0℃의 건조한 공기 중에서는 331.5m/s이다. 마하에도 상대성이론이 녹아있다.

천음속(遷音速) 상태인 마하 1에서는 물체보다 빠르던 공기(소리)의 파장이 물체의 속도와 부딪히면서 충격파가 발생한다. 항공기가 이 충격을 피하려면 초음속(超音速)으로 진입해야 한다. 프로펠러 항공기는 충격을 받는 면이 넓어 불가능하다. 천음속 극복을 위해서는 엔진과 소재 등을 모두 바꿔야 한다. 요즘 화두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마하경영’ 모티브다.

‘마하 경영’ 내용을 요약하면 신사업과 신시장, 신상품과 신기술,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 도전ㆍ창의와 소통ㆍ상생 등이다.음속비행을 위한 구조 변화는 기본이다. 천음속을 뛰어넘을 추진력, 즉 신기술과 신상품은 필수적이다. 곧 도전과 창의다. 음속을 유지하려면 주변 공기의 밀도를 파악해야 한다. 소통 및 상생과 맥이 닿는다. 이건희 회장이 12년 전 정립한 ‘마하경영’에는 마흐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됐음이 분명하다.

마흐는 물리학 외에 철학, 역사, 심리학, 정치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삼성은 최근 인문학 등 여러 학문에 걸쳐 종합적인 사고력을 가진 인재를 찾고 있다. ‘마하경영’을 이끌 파일럿, 에른스트 마흐에서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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