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취재X파일]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로 갈아타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양적완화 종료 후 ‘초저금리’ 기조를 6개월가량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올가을이면 끝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대로라면 내년 봄이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빠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청문회를 치러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만약 미 연준의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커져 해외자본 유출 압력이 커진다면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조기에 인상한다면, 국내 역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국내 기준금리도 내년 상반기 중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내외 모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 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총재의 청문회가 진행되던 지난 19일,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은 0.02~0.05%포인트 뛰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채권 금리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금리인상 가능성만 언급돼도 채권 금리를 올릴 만큼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금융 소비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꿈쩍도 하지않고 있다. 오히려 떨어지는 양상이다. 2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2.82%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2월 코픽스를 도입한 이래 최저치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2.62%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코픽스는 국내 9개 은행의 정기 예ㆍ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가중평균해 산출한 값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즉 코픽스의 움직임에 따라 주담대출 금리도 움직인다는 뜻이다.

잇따른 금리인상 발언에도 코픽스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주담 대출을 받은 금융 소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금리가 조만간 오를 것 같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 것 같지만, 빚을 상환하고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당장 내야 할 이자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의 48%를 차지하는 주담대출의 상환 위험을 줄이고자 단기ㆍ거치식ㆍ변동금리 위주의 대출 구조를 장기ㆍ비거치식ㆍ고정금리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10년 이상 고정금리로 돈을 빌리면 대출 이자에 대해 소득공제를 하겠다고 나설 정도다.

하지만 코픽스가 2.6% 내외다 보니 3%대면 주담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누가 5%가 넘는 고정금리로 당장 갈아타려고 하겠는가. 1억 원만 대출을 해도 한 달에 이자비용이 16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금융당국은 당장 올라가는 이자비용은 ‘금리인상’이라는 변수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료’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민들은 사실 보험료치고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를 두고 고민했지만, 서민들은 ‘변동금리를 유지하느냐 고정금리로 갈아타느냐’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 ‘사느냐 죽느냐’만큼 어려운 결정이다.

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