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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저씨에서…오빠로…50대의 ‘반란’
아파트 대출금에 자녀학자금에…빠듯한 40대는 ‘아저씨’의 삶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50대, 소비트렌드 이끌며 ‘큰손’ 급부상
정장브랜드 50대 매출 급증 “젊어보인다면 수십만원 아깝지않아”

최근 ‘40대는 아저씨, 50대는 오빠’라는 신조어가 통용되고 있다. 아파트 대출금에 애들 학자금까지 돈 들어갈 곳이 빠듯한 40대는 지갑을 닫는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50대는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특히 50대는 20~30대의 전유물이던 젊고 현대적 콘셉트의 컨템포러리 패션까지 소화하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에서 퇴출되고 있다는 위기감, 사회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있다는 소외감에 50대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기대수명에 비해 일찍 찾아온 ‘명퇴’와 이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소셜네트워크(SNS) 등으로 인해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퇴물’(?) 취급당하고 있다는 ‘반발심’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신(新)50대의 ‘자아 찾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실제 본지가 롯데백화점에 의뢰해 남성 정장 매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톱 5 브랜드 ‘갤럭시, 로가디스, 닥스, 캠브리지, 마에스트로’와 컨템포러리 인기 브랜드 ‘DKNY, 띠어리, 솔리드옴므, 타임, CK캘빈클라인’ 등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구매비중을 조사한 결과 50대가 40대의 소비를 훨씬 능가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정장 상품군의 경우 50대의 구매비중은 33.1%로 40대(21.5%)를 제치고 단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컨템포러리 브랜드에서도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한 30대(40.2%)에 이어 가장 많은 21.5%로 2위에 올랐다. 반면 40대는 18.9%로 구매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띠어리, DKNY, 마에스트로 등 남성 캐주얼정장 및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대한 50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30대를 타깃으로 한 고급스러운 소재의 편안한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는 지난 한 해에만 50대의 매출이 전년보다 10% 이상 늘었으며, 30~40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 DKNY는 50대 고객의 정장 구매 비중이 50%를 육박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남성MD팀 권영돌 팀장은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50대 이상 고객들을 고연령대로 구분하기보다 20대와 함께 핫 트렌드를 이끄는 패션리더로 보는 추세다”고 말했다.

50대가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남성 정장 패션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남성용 액세서리와 심지어 남성 패션 속옷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012년까지 5% 미만에 그쳤던 남성 액세서리 신장률은 정장 상품군의 경우 지난해 10%, 컨템포러리는 15% 이상 증가했다. 50대의 경우 남성 패션 속옷도 직접 구매하는 경향도 높아져 지난해 매출이 10% 이상 늘기도 했다.

자신을 가꾸는 데 기꺼이 지갑을 여는 50대 ‘꽃중년’의 저력은 화장품 시장에서도 드러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화장품 매출 중 50대의 비중은 27.5%로 40대(18.6%)보다 약 10%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시대 50대의 모습과 관련, “가뜩이나 인생의 뒤안길이라는 위기감을 갖고 있는 50대들은 가장 진보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퇴출되고 있다는 위기감, ‘우리도 할 줄 아는데 왜 우리를 한물간 사람 취급하냐’는 불만감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석희·손미정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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