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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인스트리트의 늑대…FOMC 첫 지휘봉 잡은 옐런 ‘경제대통령’ 면모 과시
‘외유내강형 카리스마’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101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인 재닛 옐런(68ㆍ사진) 의장이 마침내 ‘경제대통령’으로서의 위용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18∼19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의사봉을 잡고 ‘옐런 시대’를 선포했다. 전임자인 벤 버냉키 전 의장과 닮은 듯하지만, 확연히 다른 리더십이었다.

그는 버냉키 전 의장에 이어 Fed의 양대 정책목표 가운데 물가안정보다는 완전고용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경기 회복에 따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Fed의 월간 자산매입 규모는 100억달러 추가 축소되고, 기준금리 인상 조건인 ‘에번스룰’이 폐지됐다. 더 나아가 내년 4월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초저금리 기조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동안 그를 온건파인 ‘비둘기’로 봤던 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CBS방송은 옐런이 “비둘기의 옷을 입은 매였다”면서 “FOMC 정례회의를 처음 주재한 그에게서 매다운 면모가 더욱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옐런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검은색 정장에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회견장에 도착한 옐런 의장은 내외신기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첫 FOMC 기자회견을 하게 돼서 기쁩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어 ‘속사포’였던 버냉키 전 의장과 달리 비교적 느린 말투로 미리 준비한 설명자료를 15분간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 이후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도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전반적인 경기 진단ㆍ전망과 통화정책 방향 등의 설명을 곁들인 성의있는 답변을 내놨다.

특히 비교적 쉬운용어로 설명하면서 Fed의 ‘비밀주의’를 타파하고 시장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옐런의 모습을 두고 ‘메인 스트리트의 늑대’였다고 묘사했다. 그의 카리스마에 ‘월 스트리트’가 긴장하기 시작한 것을 빗댄 것이다.

가디언은 그가 “종종 월가 외부인을 배제시키는 ‘레인디어(순록) 게임’을 펼쳤던 버냉키와 달랐다”면서 “금리 인상 시기에만 집착하는 월가의 금융인보다 일자리를 고민하는 메인스트리트의 평범한 사람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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