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푸틴, 21세기 차르의 부활…엄습하는 신냉전 공포
크림 합병 초강수…무력 · 포퓰리즘 앞세운 ‘강한 러시아’ 행보…차기 대권 노린 지지율 견인수단 분석도
21세기판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가 또 한 번 서방의 허를 찔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 공화국과 합병 조약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이 크림카드를 친(親)서방 우크라이나 정부 및 서방과의 협상카드로 사용하되, 실제 합병까지 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을 무색케 한 ‘선제공격’이다. 서방은 옛 소비에트 연방국들을 러시아의 영향권으로 재결집시키려는 푸틴의 ‘강한 러시아’ 행보에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푸틴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답게 ‘치고 빠지기’에 능수능란했다. 크림반도를 전광석화로 무력장악한 이후 주민투표를 정당성으로 내세워 귀속 결정한 뒤 우크라이나 동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불개입 카드’는 서방권의 고강도 제재 명분에 제갈을 물린 것이나 다름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이 크림반도를 차지했지만, 거기서 멈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푸틴의 다음 수순은 우크라이나 본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친러 시위가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면 푸틴이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목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의 크림 편입에는 차기 대권욕도 작용했다. 이를 위해 푸틴이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국민 80%가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생각하는 것을 지지율 견인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푸틴의 지지율은 72%로, 3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불장군식 마초 리더십의 상징인 푸틴이 주창하는 ‘옛 냉전시대 강한 소련 부활’ 구호가 러시아 국민들에게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푸틴이 오는 2018년 러시아 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실상 24년간 ‘절대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앞서 푸틴은 지난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3선 금지 원칙에 따라 2008년 3월 총리직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푸틴은 실세 총리로 러시아를 사실상 지배했다. 법개정을 통해 러시아의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린 후, 2012년 3선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무력과 포퓰리즘을 앞세운 ‘푸티니즘(Putinism)’이 차르의 부활을 알리며, 전 세계를 신(新)냉전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