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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학과수 2만개
인문·자연등 기본이 121개학과
100배이상 가지 치며 2만개로

LD학부·아트&테크놀로지科 등
커리큘럼 정체성 너무나 모호

취업난돌파 긍정적 측면불구
“학생유치용 간판바꾸기” 비판

도대체 우리나라 대학의 학과(전공) 수는 얼마나 될까. ‘그들만이 아는 비밀’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정도로 대학 관계자조차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매년 수많은 학과가 신설되고, 폐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학과 신설 및 폐과는 정부 인가 사항이 아닌 대학 자율이다보니,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유는 하나다. 대학 수가 워낙 많다보니 학생들을 유인할 묘수가 필요하다.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헤쳐 나가야 할 대학들이 뭔가 색다른 이름으로 계속 포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가히 ‘학과 홍수시대’로 불릴 만하다. 다양한 학과는 시대 변화와 다양성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학과 이름만 이색적이고, 그럴 듯할 뿐 기존 학과에서 ‘명패’만 바꾼 유사학과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해외 유명 대학과 비교할 때 우리 대학들은 ‘잡화점 수준’의 학과 운영으로 너무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학과 통폐합이 대학 구조조정의 필수 요소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교육개발원의 대학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대학(전문대 포함)의 학과 수는 무려 1만9371개에 달했다. 2만개를 돌파할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대학 학과 수는 2010년 1만9137개, 2011년 1만9265개, 2012년 1만9508개 등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다소 감소했지만, 이는 전문대학들의 구조조정과 맞물린 결과이며 실제 4년제 일반대학의 경우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1만865개), 2011년(1만925개), 2012년(1만1124개), 2013년(1만1126개) 등 매년 신설되는 일반대학의 학과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학과 수가 2만개에 육박하지만 크게 분류해 보면 인문계열, 사회계열, 교육계열, 공학계열, 자연계열, 의학계열, 예체능계열 등 총 7가지로 나눌 수 있다. 언어계열의 경우 언어, 문학, 인문과학 등으로 구분되는 등 좀 세분화하면 35개, 우리가 흔히 익숙한 국어국문학, 경영학 등으로 학과를 구분하면 121개로 구분된다. 결국 121개의 학과에서 파생돼 100배가량 유사 전공분야가 늘어난 셈이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학과 수가 이처럼 많이 개설되면서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맞추고, 교육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산학맞춤형 특성화 학과들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상당수 대학이 학생 유치를 위해 매력적인 명칭으로 학과 명패만 바꾸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명칭만 다를 뿐 실제로는 같은 전공분야의 유사학과들이 봇물처럼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애꿎은 학생만 피해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결국 학과 통폐합이 대학 구조조정의 해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학마다 학과 통폐합 등 제대로 된 구조조정에 나서 정원을 감축하고, 현실에 맞게 학과를 개편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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