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배당후진국] 배당 요구 높아지는 국민연금…한국의 ‘캘퍼스’ 될까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의결권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기업의 배당 정책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배당에 인색했던 국내 기업들의 성향이 바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배당 요구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업 경영에 간섭한다는 오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컴투스와 유니퀘스트, 태광, 롯데삼강 등 8개 기업의 재무제표 승인안에 대해 ‘과소 배당’을 사유로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2012년 배당 관련 단 한건도 지적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올해 주총시즌을 앞두고는 일부 대형 금융사에 “배당을 늘려 달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평가된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2007년 말 기준 33조원에서 2013년 말 84조5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6.6%로 늘어났다. 오는 2018년에는 국내 주식에만 134조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투자 규모가 워낙 커졌고 포트폴리오의 급격한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 기업의 중ㆍ장기적인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운용 수익을 극대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단기 매매차익보다는 배당 강화를 더 선호하는 이유다.

또 주식 비중이 늘어나면서 배당 수익금 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율 5% 이상 보유한 상장사 268개 중 결산배당을 공시한 228개 기업에서 받을 배당금 규모는 총 7132억687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으로부터 총 3329억8012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장기적으로 고정적인 수익을 얻는 배당이 중요하다”면서 “이들의 국내 증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배당에 대한 요구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