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외는 안되고 국내는 대안 없고’…동부제철 인천공장, 결국 포스코가 떠안나
- 산은, 동부제철 인천공장ㆍ동부발전당진 “포스코가 사라”- 포스코 “결정된 것 없어”
- 해외 매각 ‘신중’,국내 반응 ‘썰렁’…산은, 결국 포스코에 ‘SOS’
- 패키지 자산 1.6조원 예상…포스코(단독) 올 해 투자 43% 규모
- “신규투자 축소ㆍ신중한 M&A” 강조한 권오준 회장, 선택은?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포스코가 동부그룹 자산 매각의 ‘구원투수’로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부그룹의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최근 포스코 측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인수할 것을 제안했다. 포스코는 “결정된 것은 없다”며 미지근한 반응이다. 패키지 매물의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이다. 올 해 포스코 단독기준 투자 규모의 약 43%에 달한다. 게다가 포스코는 올 해 신규투자를 축소하고 재무 구조 개선에 올인할 계획이라 이같은 제안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정부의 SOS를 받은 인수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산업은행과 포스코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포스코 측에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의사를 타진했다. 산업은행 측은 “매각 과정에서 인수 대상자 중 하나로 포스코에 패키지 인수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패키지 매각 규모는 인천공장 약 1조2000억원, 발전당진 약 4000억원이다.

포스코는 신중한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를 한 것은 맞지만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검토를 진행한 상황이 아니다.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 동부그룹이 인천공장을 매물로 내놓은 직 후부터 포스코는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떠올랐다. 인천공장은 동부그룹이 내놓은 매물 중 가장 덩치가 크다. 토지와 건물 및 설비를 합한 장부가액만 약 6700억원 수준에 매각 시 컬러강판 부문 영업권에 대한 가치가 포함되면 매각대금이 1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철강업계에서 이정도 ‘덩치’를 인수할 수 있는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하지만 포스코는 직간접적으로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왔다. 포스코는 지난 2월 기업설명회에서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와 관련한 질문에 “검토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포스코 한 고위 관계자도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인천공장을 인수해도) 수익이 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포스코는 올 해 신규투자를 축소하고 계열사 정리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진행 할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도 지난 14일 취임 일성으로 “경쟁력 없는 신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양적성장을 위한 신규투자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포스코의 올 해 투자 규모는 3조7000억원(단독기준)으로 지난 해 4조3000억원보다 약 14% 줄었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산은의 SOS를 거절할 수 없는 이유는 중국 업체에 국내 시장을 내주는 데 대한 부담 때문이다. 현재 중국 바오산철강 등 중국 내 유력 철강업체들이 인천공장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동부제철의 냉연 기술 및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될 경우 중국 철강업체가 저가격에 품질까지 확보하게되면서 제품 경쟁력이 상승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진 동부발전당진 사장도 지난 1월 기자와 만나 “국내에서 대안을 찾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기간산업을 해외에 넘기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정부도 해외 매각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에 따른 기술유출 여부에 대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하는 산업은행이 결국 포스코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인데 사업 다각화 등으로 수년 째 수익성 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포스코가 또다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