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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벙커C유의 ‘곤두박질’
해운업계 불황 · 환경규제 강화 영향
1월 소비량 전년 동월비 27.59% 감소


국내 선박ㆍ발전산업을 이끌어온 벙커C유의 소비량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계속된 해운업계 불황과 강화된 환경규제가 그 원인이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지난 1월 벙커C유 소비량은 333만4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27.59% 감소했다. 5년 전 1월 소비량이 794만5000배럴이었던 데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1997년 1월 1555만2000배럴에 달했던 벙커C유 소비량은 꾸준히 줄어 지난해 연평균 350만배럴 안팎으로 추산된다.

벙커C유 소비 급감의 첫 번째 원인은 해운업계의 장기 불황이다. 전체 벙커C유의 30%가 선박용 연료로 쓰인다. 국내외 경기불황 여파와 물동량 감소로 선박 운항횟수가 줄어들면서 그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 소비량도 감소한 것이다. 세계 해운업황의 기준지표가 되는 벌크선 운임지수(BDIㆍBaltic Dry Index)는 2007년 7071포인트에서 지난 7일 1543포인트로 추락했다.

강화된 국내 환경규제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벙커C유는 LNG 등보다 먼지는 54배, 황산화물은 1565배, 질소산화물은 1.2배 더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벙커C유가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발전용 연료가 LNG, 원자력 등으로 꾸준히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시도 열병합발전시설 연료를 벙커C유에서 LNG나 LPG로 전환할 것을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가 2009년 전국 50만명 이상 대도시 가운데 환경기준을 초과한 청주, 전주, 포항 등 5곳에 대해 올해까지 대기 질을 개선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벙커C유의 가격 상승도 또 다른 이유다. 1990년대 t당 100달러에도 못 미치던 가격은 최근 600달러대로 뛰어올랐다. 더 이상 ‘값싼’ 연료가 아닌 셈이다. 2009년까지만 해도 벙커C유는 LNG보다 가격이 저렴했지만, 이제는 LNG보다 50% 가까이 비싸다. 이에 중앙난방 방식으로 설계된 영구임대아파트들도 난방연료를 벙커C유에서 LNG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벙커C유 소비를 그나마 떠받들고 있는 것이 각 정유사들의 고도화설비다. 고도화설비는 벙커C유를 비롯한 중질유에 촉매를 첨가해 휘발유나 경유로 전환하는 장치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2016년까지 관련 시설에 약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로 인한 부가가치 증가액이 연간 2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석유협회 관계자가 전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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