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IPTVㆍ케이블TV, 공중파 압박에 VOD 가격 또 오른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주문형비디오(VOD) 가격이 또 오른다. 지난해 기습적으로 30%를 올린 뒤 불과 1년만에 또 다시 대폭 인상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새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VOD 서비스가 일부 콘텐츠 업계의 욕심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IPTV 및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KBS와 MBS, SBS 등 지상파 3사는 최근 VOD 가격 인상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계약 협상을 통보했다. 현행 편당 500원에서 1300원하는 편당 VOD 가격을 200원에서 300원가량 올리자는 것이다. 이 경우 1만 원 수준인 VOD 월정액 상품도 최소 1만2000원에서 최고 1만5000원까지 오르게 된다.

지난해 4월 유료시청 시간을 1주에서 3주로 3배 늘리고, 또 편당 가격 및 월정액 가격도 30%가량 올린 지 불과 1년만에 또 다시 두 자리 숫자의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IPTV 및 케이블 VOD 서비스가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IPTV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지상파 3사 및 케이블 PP(프로그램 제작사)에 지불하는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해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최근 1~2년 사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VOD도 아직은 제대로 된 수익원으로 자리잡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통신사 및 케이블TV 업계에서는 가격을 안정시켜 VOD 시장 자체를 더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방송사들은 당장의 수익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VOD 매출의 70%를 방송사가, 30%를 IPTV나 케이블TV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가는 비대칭적인 분배 구조가 가져온 문제다.

최근 방송사들이 자체 VOD 판매망 확보를 위해 시작했던 ‘푹(pooq)’의 부진도 VOD 가격 인상에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공중파 3사가 TV 및 모바일 기기용 VOD 자체 서비스로 만든 푹은, 케이블TV PP의 VOD 서비스인 티빙, IPTV의 다시보기 서비스 등에 밀리며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월 몇 천원을 내며 ‘무한도전’이나 ‘뮤직뱅크’를 보는것 대신, 보다 저렴한금액으로 ‘응답하라 1994’와 ‘Mnet’, 그리고 실시간 프로야구 방송 보기를 더 선호하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푹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그나마 돈벌이가 되는 IPTV 및 케이블TV VOD 가격 인상에 더욱 집착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푹의 부실을 IPTV와 케이블TV를 압박해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일각에서는 실시간 채널 전송과 관련, 갑의 위치에 서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그동안 난시청 해소와 방송 콘텐츠 시장 확대에 기여해온 유료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VOD 시장규모는 케이블TV 1200억원, IPTV 2800억원 등 약 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시장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