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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헬스] 깨끗하다고…좋을까?
청결의 역설, 아토피
실내가 아닌 숲속을 뛰어다니고
흙 묻은 손으로 밥을 먹고
손 씻을 땐 비누 사용하지 않는데도
면역력 좋아진 독일 ‘숲 유치원’
수시로 살균소독제 뿌리고
실내 활동하는 한국 아이들과 대조적

시골 산다고 아토피 좋아지는것은 아냐
청정 제주에 아토피 환자 최다
바람 많고 습도변화 커 피부에 악영향
햇빛 많이 쬐고 적당한 습도 유지 중요



일반적으로 ‘세균’을 떠올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쁜 것’ ‘없애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살균하고 소독을 한다. 하지만 그토록 깨끗하게 소독ㆍ살균은 물론 심지어 유기농, 천연세제를 사용하는데도 왜 알레르기, 아토피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기승을 부리는 걸까.

우리 몸에는 세균이 코안에 900여종, 입안에 1300여종, 여성의 생식기 내부에 300여종, 소화기 내부에 4000여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 몸무게 중 1㎏가량이 세균에 해당하는데 세균세포는 인간의 세포보다 작기 때문에 1㎏이라고 하더라도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아서 인간세포의 10배에 달한다. 결국 사람은 ‘세균덩어리’이고 우리의 몸은 세균들의 ‘집’인 셈이다. 이렇게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세균’이 모두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유익한 세균이 죽을 경우 해로운 세균을 공격하지 못하므로 유해한 균 중 강한 것들이 내부에 남아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면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등이 나타나게 된다.



알레르기, 아토피 장내 유익한 균으로 개선시켜주니‘효과’

서울시 강북구에 사는 한모(8) 군은 땅콩과 우유만 먹으면 피부가 빨갛게 올라오며 가려움증으로 괴로워한다. 라면부스러기 몇 알에도 온 몸이 벌겋게 되어 다른 음식들도 조금씩 먹어보고 두드러기가 올라오는지 한 군의 엄마는 아이가 먹는 음식을 일일이 체크해야 했다. 한 군의 엄마가 우연히 아이의 장내 세균을 검사해보니 유해균과 유익균의 비율이 1 대 0.9. 장에 좋다는 유산균을 물에 타서 먹이고 두 달 후 장내 세균을 검사해보니 비율이 1 대 18로 변화했고 이후 음식을 가리지 않게 되고 두드러기도 없어졌다.

최근 연구에서는 자연분만을 할 경우 제왕절개보다 엄마의 자궁 속에 들어있던 여러가지 유익균에 모두 노출이 되고 아기들의 장에 엄마 몸속에 들어있던 유익한 균들이 유해한 균들보다 먼저 자리를 잡아 이후 건강한 장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손위 형제가 많을수록 알레르기 위험도가 낮고 장남ㆍ장녀가 동생들에 비해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형이나 누나가 밖에서 바이러스를 집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동생들이 갓난아기 때부터 면역이 된다는 것이다. 




독일 ‘숲 유치원’흙 만진 손으로 음식먹고 비누 안써도 건강

깨끗한 환경이 무조건 좋다는 논리는 적어도 알레르기질환이나 아토피에는 통하지 않는다. 농장에서 살거나 농장일을 하면 알레르기 발생률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천식이나 알레르기환자도 우유를 짜고 건초를 말리는 일을 하면 천식, 알레르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아이들이 무해한 환경미생물과 접촉하면서 면역시스템이 훈련되었다는 증거이다. 독일과 미국에는 ‘숲 유치원’이 있는데 아이들이 실내가 아닌 숲에서 진흙 위를 뛰어다니고 나무를 만지고 놀며, 흙이 묻은 손으로 밥을 먹고 손을 씻을 땐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면역력은 좋아져 크게 아픈 아이들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유치원에서는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고 수시로 살균소독제를 뿌려 ‘무균상태’를 만드는 것과 정반대이다. 물론 사람이 많은 곳에 가거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후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하는 병균과는 다른 의미다.



‘청정’ 제주 아토피 환자 제일 많은 이유는…

국내에서도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하나 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청정의 섬 ‘제주도’에서 지난 2009년 시도별 인구 1만명당 아토피 피부염과 알레르기 비염 진료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제주가 남녀 모두 전국에서 가장 많게 나타났다. 실제로 환자들을 분석해 보면 1만명당 환자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청정지역인 제주도다. 오히려 전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이 가장 적다는 점은 아토피 피부염이 생기는 환경을 짐작해 보는 데 큰 시사점을 준다.

전문가들은 “제주도에 아토피 환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바람이 많고, 습도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짐작된다”고 설명한다. 즉, 발생 자체가 많다기보다는 환경 때문에 재발이 잘돼서 자주 병원을 찾아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아토피를 벗어나기 위해 무조건 시골로 이사간다고 해서 아토피가 잘 치유되는 것이 아니고, 주변 환경이 어떠냐가 더욱 중요하며, 도시에 살더라도 관리를 잘해 주면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적당한 습도유지’ ‘햇빛 많이 쬐기’ ‘제철음식 먹기’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관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습도’다. 피부에 닿는 습도가 일정하도록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집안에 습도를 높여주기 위해 가습기를 틀어대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실제로 아토피 환자가 가장 많은 제주도의 경우 평균 습도(평년값)가 69.2%로 서울(58.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그러나 평균 풍속이 5.1m/s에 달해 서울(2.5m/s)이나 부산(3.8m/s)보다 훨씬 높아 피부 습도 변화를 크게 한다.

이 같은 환경과 아토피의 관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환경을 보면 아토피 환자가 많은 지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즉,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되 아토피를 이길 정도로 피부저항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다. 역시 제주도와 서울·부산을 비교하면 제주도는 하루에 햇빛이 내리쬐는 평균 시간이 1.6hr(시간)에 불과해 서울(5.8hr)과 부산(6.7hr)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마지막으로 필수적인 요소는 ‘건강한 재료, 건강한 요리법으로 요리한 음식을 위주로 먹는 것’이다. 고기보다는 신선한 채소, 특히 제철 식품을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 및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생활속에서의 아토피 관리 · 예방

아토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및 습도를 일정하게 맞춰 주는 것이다. 특히 환절기나 여름, 겨울에는 주위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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