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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회비’ 내는 게 바보? 회비 납부율 급감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서울의 한 사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김경태(24ㆍ가명) 씨는 매학기 등록금과 함께 고지되는 총학생회비(1만1000원)를 지난 2년간 꾸준히 납부했다. 하지만 최근 이 총학생회비를 낼지 안 낼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 씨는 “회비가 등록금 고지서에 같이 나와 ‘자율납부’인지 전혀 몰랐다”면서 “진작 알았더라면 납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해서 납부할 수 있는 총학생회비를 내지 않는 학생이 늘고 있다. 회비를 횡령하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해 ‘납부하는 사람이 손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연세대 학보 ‘연세춘추’에 따르면 2013학년도 2학기 연세대(신촌캠)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27.5%였다. 1학기(39.9%)보다 12.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국민대 자치언론인 ‘국민저널’에 따르면 2013학년도 1학기 국민대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55.6%로 2012학년도 1학기(61.8%)보다 6.2%포인트 줄었다.

경북대신문에 따르면 2013년 1학기 경북대 총학생회비 납부율은 36%로 10년 전인 2004년(68%)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총학생회비는 1만~3만원선으로 크게 부담이 가는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회비 납부율이 갈수록 감소하는 이유는 각 대학 총학생회가 스스로 자금을 운용해 횡령사건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학생회비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의 전 총학생회장 A(26) 씨가 제적되기도 했다.

이 대학 재학생 이은선(23ㆍ가명) 씨는 “회비를 납부한 학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회비를 납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총학생회비와는 별개로 입학할때 4년치를 한번에 반강제적으로 걷는 학회비(학과 학생회비)는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에 달해, 총학생회비 징수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한 총학생회 관계자는 “회비의 저조한 납부율로 인해 각 대학 총학생회 대부분이 임기 동안 사용할 예산 수천만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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